회복. 재생의 감성 태마시
바다가 부를 때
때로
내 발밑이 흔들리고
마음이 무너져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할 때
아스라하게 먼 곳에서
파도가 밀려오고
뱃고동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운 마음이 고요히 피어오를 때,
나는 바다로 간다.
해가 낮게 깔리는 오후,
바다는 늘 그 자리에서
가쁜 숨 몰아 쉬던 나를
너른 품으로 안아준다.
잔물결 하나가
손등을 가만히 쓸어준다.
바다는
나에게 “왜 왔느냐”고 묻지 않는다.
“어떻게 살아왔느냐”고도 묻지 않는다.
그저
거친 세월 속에 올라간 나의 심박수를
푸른 맥박으로 쓸어내리고
잔잔한 물이랑으로 바라볼 뿐이다.
하루에도 수만 번씩
밀려왔다 부딪히고, 꺾이고, 찢기며
수없이 드나들던 파도는
바위에 남긴 푸른 멍을 슬그머니 보여준다.
상처는 아물수록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마음이 무너질수록
위로 또한 깊어진다는 것을
바다로부터 배운다.
해질 무렵이면,
바다는 말없이
수평선 위에 붉은 길 하나를 펴 준다.
바다의 넓은 품에서
한 뼘 더 자란 나는
부채살처럼 퍼진 그 붉은 길을 따라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