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에서

자각. 성찰의 감성 테마시

by 정하

날카로운 빙설로 가득한
하늘가에
세월이 머뭇거리며
칩거하고 있었다.

서걱거리는 마음을
동여매고
방 안 깊숙이
들어앉으면,
긴 그림자마저
침묵하며 무릎을 꿇었다.

삐걱거리는 문짝,
슬며시 열면
불어오는
세상 바람.

잿빛 들녘,
텅 빈 나무둥치에
갈망의 세월이
뿌리를 내릴 때,

생명의 우듬지들이
빙설 조각과
맹렬히 맞서며

세상 한 귀퉁이는
날카롭게 부서져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그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한 줌
새싹 하나 뾰족이
고개를 든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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