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사(2편)

계절 감성 테마시

by 정하

1. 매화, 산수유


긴 밤내

나무는 겨울의 매듭을

꼭 쥐고 있었다.


아침빛이

내려앉으며

나무의 관절을 풀어 주자


아주 작은 균열 하나


그 틈에서

매화는 겨울의 봉인을 풀었다.

하얗게 하얗게 피어오르며

봄의 기운을 타전했다.


뒤따라

산수유가

노란 숨을 풀어 놓았다.


겨울을 무겁게 이고 있던

회색 뜨락이

반색을 하자


땅 속에서

수런수런

움 트는 소리가 들려왔다.

2. 봄까치꽃

겨울이 아직
웅크리고 있지만

따사로운 기운이
대지에 입맞출 때

길 가장자리에서
설렘이 먼저 깨어
조용히 움을 텄다.

누군가
잉크 한 방울을
땅 위에 뿌려 주자

별 하나가
내려왔다.

손톱만 한 하늘을 펼치고
파란 눈으로
빛의 온도를 확인하는 꽃

봄까치꽃

우주가 따뜻한 숨을
풀어놓았다는 걸
가장 먼저
알리며

봄의 등불을 켠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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