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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킴 Feb 15. 2023

타이타닉이 보여준 콘텐츠의 미래

우리의 또 다른 25년 후를 위하여

Jack! I'm flying!


"네, 저도 날고 있습니다. 역시나 오늘도 상상속에서요."


개봉 25주년을 맞이해 극장가에 재개봉한 타이타닉을 IMAX 3D로 관람하고 왔습니다. 

웬만한 명작은 IMAX로 관람하는 저에게 타이타닉의 재개봉은 엄청난 희소식이었습니다. 그 때의 그 감동을 IMAX도 모자라서 3D로 즐길 수 있다고? 고민없이 바로 예매했죠. 간단한 후기를 말씀드리자면, ‘역시 명작의 클래스는 영원하다’ 입니다. 다만, 애초에 3D 콘텐츠로 제작된 것이 아니기에 ‘듄’과 같은 빵빵한 사운드와 ‘아바타’와 같은 입체감은 찾아보기 힘들죠. 유일하게 영화를 보는 내내 입체감이 느껴졌던 것은 둥둥떠다니는 자막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젊은날 디카프리오의 숨막히는 입체적인 얼굴도 포함)


개봉 25주년 기념으로 재개봉한 '타이타닉'


영화를 보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25년전 명작을 IMAX 3D로 보고 있다면, 25년 후 미래의 나는 어떻게 과거의 콘텐츠를 즐기고 있을까. 그럴 때 마다 상상하는 건, 직접 영화속에 들어가 다양한 선택을 하며 나만의 시나리오를 경험하고 있지 않을까? 입니다. 가령, 내가 2050년 어벤져스의 NEW 멤버가 되어 영화속에서 히어로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죠. 그럴 듯 하지 않나요? 내 선택에 따라서 영화는 히어로물이 될 수도 있고 호러물이 될 수도 있겠군요.


제가 이렇게 생각할 정도면 ‘미디어 콘텐츠에 적용한 신기술’ 당연히 많았겠죠? 사회생활에서의 가장 큰 레슨 중 하나인 ‘내가 생각할 정도면, 이미 수천명의 사람이 생각한것이다’ 역시나 이미 많은 아이디어 뱅크들이 새 콘텐츠를 시도했습니다.




난 두루미가 아니야! 스크린X
스크린X의 몰입감 높은(?) 스크린

행복했던 자취시절 저는 혼영 매니아였습니다. 혼자 영화를 보면 스윽가서 스윽오면 되니까요. (주말 혼영은 비추입니다. 커플 천국에서 나만 혼자인 기분?) 당시에 동네 영화관에는 스크린X관이라는 특별관이 있었는데요. 바로 커다란 스크린에 확장되어 영화관 양쪽 벽에도 영화가 상영되는 형태였습니다. 참고사진을 보시면 바로 이해가 되실 겁니다. 어떨 것 같으신가요? 제 결론은 ‘인간은 두루미가 아니다’ 입니다. 우리는 새처럼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지 못하죠. 인간에게 양쪽 사이드는 간접시야일 뿐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영화의 복선이 오른쪽 간접시야에 있으면 어떡하지..?’하고 불안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의 전부를 온몸으로 느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너무나 좋은 아이디어 였고, 몰입감을 소폭 상승 시켜줄 수 있었지만 애초에 모든 영화가 가로로 쭉~늘인 비율로 제작되지 않기에 한계가 상당히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스크린X를 위해 39:9의 비율로 영화가 제작된다면 상당한 몰입감을 줄겁니다. 물론, 90도의 벽에다 쏘는 방식보다는 커브 방식의 스크린이 훨씬 좋겠지만요.



답답하면 니들이 만들던가
넷플릭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포스터와 실제 영화의 선택장면

제가 메타버스 강연을 다니며 강추하는 시리즈가 있습니다. 그게 또디플레이어원이면 이렇게 글 쓰지 않았겠죠? 바로 넷플릭스의 ‘블랙미러’입니다. 총5개의 시즌으로 이루어져있으며, 길게 끌지 않아도 되는 옴니버스식 시리즈입니다. 약 40~60분정도의 러닝타임으로 집중력이 짧은 저에게는 매우 적합하죠. 이 시리즈는 대부분 먼 미래에 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미칠 영향을 마지 뒷통수를 때리는 듯한 충격으로 보여주는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 외전으로 제작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최초의 인터랙티브 필름입니다. 시청자가 영화 중간 중간에 주인공의 선택지를 고르고 멀티 엔딩으로 구성된 영화죠. 대박! 신기하지 않나요? 무려 12개의 엔딩이 존재하고 있으며, 다양한 엔딩을 해석해주는 유튜브 콘텐츠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감독은 아마도 인간의 선택의지를 건드리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콘텐츠를 봤을 때, 마치 게임에 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지만 기존의 일방적인 스토리 전달안에서 수십가지의 해석이 가능하게 하는 미디어 콘텐츠만의 매력을 훼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이전의 미디어 콘텐츠보다는 좀 더 영화와 함께하는 느낌을 들게 하긴 했지만 ‘느꼈다’ 보다는 ‘스토리를 통제했다’의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그냥 내가 주인공할래!
1인칭 영화 '하드코어 헨리(2016)'

그냥 내가 주인공 그 자체가 되면 어떨까요? 2016년에 개봉한 ‘하드코어 헨리’는 영화내내 1인칭 시점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실제 영화 촬영 또한 주인공들이 고프로 헤드캠을 착용하고 촬영했죠. 짧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예고편 10초보고 토할 뻔 했습니다. “야 너는 앉아 있는데, 왜 들어오는 정보는 뛰고 날고 난리가 났냐?” 하고 제 뇌가 소리지르는게 바로 느껴집니다. ‘1인칭 영화’ 아주 시도는 좋았습니다. 그치만, 나는 가만히 앉아있다는 사실이 엄청난 멀미를 유발하죠. (영화관 들어갈 때 3D안경 주듯 비닐봉투 하나씩 줘야할 것 같은..) 내가 주체인듯하지만 실제로는 남의 뇌에 탑승한 탑승객일 뿐이었습니다.




그래 VR영화 언제나오나 했다. 시도는 좋았어
한국의 VR 영화 '나인데이즈(2018)'

2018년에는 한국에서 제작한 ‘나인데이즈’라는 VR영화를 개봉했습니다. VR기술을 통해 내가 영화속에서 주변환경부터 카메라 뒷부분까지 360도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시청하지는 못했습니다만, 다양한 후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아! 이렇겠구나~ 했습니다. 1번 VR기기는 아직 무겁다, 2번 영화전개와 상관없는 360도의 부분을 보여줄 뿐 결국 스토리에 맞춰 끌려다는 것은 아쉽다 이 두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타이타닉에서 시작해서 이렇게 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그래, 그래서 미래에 미디어 콘텐츠가 어떻게 된다는거야? 정답은, '나도 모르겠다'입니다.

그렇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메타버스 시대가 오고 하드웨어가 발전하게 됨에 따라 우리는 위 사례의 모든 것을 합한 오감만족형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게 될 겁니다. 


타이타닉의 사례처럼 25년 뒤에는 우리도 연진이 혹은 문동은이 되어 ‘더 글로리: 25주년 기념’ 콘텐츠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Who knows!


오늘도 상상속에서 살고있는 메타버스 김프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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