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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킴 Mar 03. 2024

2화. 자동차 궁둥이를 뻥! 차버렸다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돼

청담동 한 아파트 어느 여름날의 기억이 있다. 나는 위로 누나가 있고, 사촌들도 누나들이다. 큰아버지는 누나들을 태워 차로 놀러 간다고 장난을 쳤고 나는 정말로 그 순간이 모두가 나만 빼놓고 떠나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정말 그 어릴 적의 기억은 하나도 없지만 딱 그 순간 하나만큼은 아직도 정확히 기억난다. 


나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그 차를 쫓아가 발로 차의 궁둥이 부분을 있는 힘 껏 차버렸다. 나만 빼놓고 놀러 간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고, 혼자가 되어 남겨져야 한다는 것이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 


내 가장 어린 날의 마음 아팠던 순간을 떠올리면 바로 그 여름날이 떠오른다. 사실 서너 살 남짓되는 너무 어릴 적의 일이라서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나의 와 나를 돌아보는 여러 시간을 가지니 그때의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혼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기질적으로 어릴 적부터 있었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혼자 남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유독 더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도, 혼자 있을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간혹 우리들에게 사람에 대한 아픔이 자리 잡을 때 혼자 남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움을 안겨줄 수 있다. 나의 그 기억 또한, 지금의 나라면 절대 그렇게 느끼지 않겠지만 그 어린 시절의 나는 나만 빼고 놀러 가서가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이 나 없이 휙 떠나버린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모든 시간을 함께하던 사람들이 떠나고 갑자기 혼자가 되어버리는 상실감은 그 순간에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충격과 아픔을 준다. 그러니 그 이후에 아무 기억이 없음에도 그 순간이 유독 기억에 남는 이유이다. 


혼자 있는 시간은 반드시 인간에게 필요한 시간이라 나도 하루에도 몇 시간은 혼자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혼자 남겨지는 것은 다른 의미이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돼'의 연재를 시작하고 가장 첫 이야기는 반드시 이 기억으로 시작해야겠다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계속 반복하겠지만 


당신의 결핍이나 불안, 어릴 적의 트라우마가 지금의 당신을 어떻게 만들었더라도 그건 극복해야 할 약점이 아니다. 그것이 온전한 '나'임을 깨닫고 당신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그럼 그 기억과 트라우마들이 약점이 아닌 아름답고 매력적인 지금의 '나'로 보이게끔 만들어줄 것이다.




MBTI도 그렇고 TCI 성격 기질 검사도 마찬가지로 단순히 나는 이런 유형이야!라고 규정짓고 끝난 다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그 성격이 발현되고 기질이 드러나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면 참 좋다. 타고난 기질은 바꾸기 어렵다. 하지만, 성격은 인생에서의 모종의 사건들과 외부의 영향으로 바뀔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잘 들여다보면 알게 모르게 인생의 트라우마처럼 어떤 한 두 가지의 사건이 마음속 깊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그 경험이 당신의 지금의 성격과 유형을 만들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기억나는 순간과 잊지 못하는 순간을 하나하나 되새겨보면 지금의 진짜 당신의 마음이 하고 싶은 말을 들을 수 있다. 당신의 마음의 고민과 아픔과 상처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 내 마음의 심연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서너 살 남짓된 그 어린 시절의 그 순간이 나로 하여금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준 것인지, 타고난 기질이 그런 것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가 과거의 시간으로부터 한 가지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아, 그때의 나도 그랬구나'


정도만 생각하면 된다. 지금의 내가 어떤 슬픔, 분노, 상처, 사랑, 상실감, 원망 등의 마음이 찾아왔더라도 그 감정을 부정하려 노력하는 것보다. 지금의 감정을 마주하고 나의 마음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도대체 뭐가 두려울까?'


하는 질문이 나를 찾아올 때가 있었다. 그런데, 그 해답을 서너 살의 나의 작은 행동에서도 답을 찾을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원인을 남에게서 찾는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나이가 들다 보면, 순간적으로 남을 위한 선택을 내릴 때가 있다. 


그래서, 항상 남을 위한 선택만 하던 안타까운 나와 수많은 당신들을 위해 나의 모든 시간을 돌아보며 당신의 지난날 모든 순간들도 지금 당신의 마음 깊숙이에 자리 잡은 그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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