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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있는 시
흔들면 흔들리는 것이 당연하잖아.
꼿꼿이 버텨 낸 오늘에게 묻는 손잡이.
지금은 마음껏 흔들려도 괜찮아.
누군가 잠깐 기대 오면
그때만 살짝 단단해지면 되지.
시를 쓰기 시작한 뒤로 나는 변했다.
변하고 싶어서 변한 게 아니라 그냥 변했다.
예전에는 세상이 2D였는데, 3D가 된 느낌?
간혹 세상의 사람들과 사물들이 모두 내게 다가와 말 거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할지도 모르는 일도 간혹 있다. 길 가다 갑자기 서서 '위험'이라는 표지판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기? 미끄럼 방지 경고 문구를 소중하게 사진 찍기?
이 손잡이라는 시를 썼을 때도 그랬다.
앉아서 시선을 위로 들었더니
손잡이가 흔들흔들 내게 말을 걸더라.
힘들지? 이러면서......
그러더니 나보고 괜찮단다.
힘들면 자기처럼 마구 흔들거리란다.
손잡이가 주는 그 위로에
혼자 주르륵 눈물 흘렸더랬다.
그래. 이 흔들거리는 인생 속에서 버티려고 하는 게 몸이 더 고되지 않은가?
흔들릴 땐 흔들리다가
내 사랑하는 아들이 기대올 때만,
단단히 버텨주자고 읊조리자 마음이 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