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Time

네가 있는 곳이 나의 천국

by YOSPAPA

어느 주말 오전.

거실의 작은 놀이 텐트 안에서 조잘조잘 놀고 있는 너를 보며 갑자기 형용할 수 없는 행복함을 느꼈다.


특별한 날도 아니었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가 있는 놀이텐트 앞에 무릎을 모으고 앉아 작은 문틈 사이로 너를 바라보며 느낀 찰나의 감정이었다.

네가 있는 곳이 나의 천국이라는 각이 들었다.


[아기 천사님 까꿍!, 2023년]


어렸을 적 컴퓨터 속 게임에는 공략에 실패하거나 원치 않는 문제 상황에 대비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지점을 설정는 기능들이 있었다.

인생에도 그런 지점을 설정할 수만 있다면, 너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이 좋겠다 마음이었다.




대학 졸업을 위해 필수인 철학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다른 것은 혀 기억이 나질 않만 명확히 떠오르는 단 하나의 강의 내용이 있다.

지금의 내 나이 정도이셨을 젊은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짤막한 정의.


'그 존재의 부재를 상상할 수 없는 것.'


농담 식으로 인의 아내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더 큰 사랑을 알게 된다고 웃으시며 덧붙이셨다.

아빠가 되어보니 그분의 마음이 더욱 공감이 된다.




아내를 처음 만난 해 겨울.

극장에서 어바웃타임(About Time)이란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질문.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About Time, 2013]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시간을 돌릴 수 있음에도 결국 그 선택을 하지 않는 몇몇 중요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아이가 이 세상에 부재하게 되자,

엄청난 반대급부를 무릅쓰고도 아이가 존재하는 선택을 할 때였다.


부모가 되어본 경험이 없었던 당시에는 약간은 작위적인 요소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이가 우리의 세상에 찾아와 준 그 순간부터 영화 속 주인공의 선택 지극히 지극히도 당연한 삶의 수순이었다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영화 말미에 인공이 사랑스러운 딸아이에게 손을 흔들며 전하는 감명 깊은 대사가 있다.

우리는 삶의 매일매일을 시간 여행 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놀라운 여행을 최선을 다해 즐기는 것이다.
(We are all travelling through time together, eveyday of our lives.
All we can do is do our best to relish this remarkable ride)


진행 중인 내 삶의 시간 여행 속.

후회와 안이 나를 잠식해 올 때면

그 어느 주말의 아침으로 잠시 돌아가 본다.

그리고 돌아와 하는 나의 이야기.


'너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이미 특별한 시간들.
매일매일을 그렇게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기를...'






[표지그림 출처 : Image by geralt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