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사랑하여

편지합니다.

by 초아늘
photo by. 초아늘
너무 사랑하여/초아늘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마음이

거리를 벌리고 나서야

비로소 느껴진다.


나의 삶이 생기어도

그 마음과는 별개라

여전히 당신의 행복과 영원을 바라고,


수없이 찾아다니던 사랑의 답을

이미 경험했음을 오늘에야 깨닫는다.


나를 부르는 당신의 목소리가 불편해도

나를 들여다보는 당신의 시선이


행복하고,


대답없이 무뚝뚝한 당신이 답답해도

권유한 케이크 한 입을 마음에 들어하는 모습이


즐겁고,


가끔 틱틱거리며 날 세우는 당신이 미워도

오래 담아왔던 당신의 얘기를 종알대는 마음이


애틋하다,


차마 다 나열하기 힘든 사랑이 마음에 가득 차

몇 자 적는 것 만으로도 눈물이 흐르고

영원히 순간을 지내길 소망하게 될 만큼


나는 당신을 너무나도 사랑하여-



긴 연휴의 시작,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반갑고 애틋한 시간. 때때로 서로가 부딪히는 것이 지겨워 짜증이 나고 힘든 순간이 있지만, 그럼에도 내 눈안에 담기는 가족들이 좋고, 그들에게 어여쁜 사람이기를 바라고, 같이 하는 대화가 즐거운 걸 보니, 나는 아주 그들을 사랑하고 있다.


오래 달려가는 시간에도 오직 나를 반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졌고, 오랜만에 본 동생의 짧은 머리가 별다른 이유없이 마음에 들어 자꾸만 쓰다듬었다.


나는 사랑을 거창하게 생각하지만, 내가 모른다고 했던 사랑을 이렇게 깨달아간다.


이성애, 우정, 가족애, 인류애 등 수많은 ‘愛:애’들은

결국, 마음에 들지 않는 것보다 더 큰 ‘정’을 가슴에 담는 감정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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