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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ㅅㅇㅅㅌ Dec 23. 2024

체지방 39%도 사람입니다. 꿀

저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지 말아요.

< 12/14일, PT 두번째 수업 기록 >


오전 9시 피티 수업이 시작된다.

아이가 등교를 하고 난 후 곧장 준비해서 나가면 10분정도 러닝머신을 할 수 있다.

피팅룸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후 러닝머신을 하러 올라 갈 준비를 하려고 했다.


”oo님, 인바디측정하고 올라가세요.“


아, 맞다. 수업 받기 전 매번 체중을 잰다고 했었다.

그 순간 관리되지 않은 발뒷꿈치가 신경쓰인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양말을 벗고 손잡이를 잡는다.

인바디 측정기의 겨드랑이에서 팔을 떼라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겨드랑이에서 팔을 한껏 떼어본다.

‘이게 정확한걸까?’ 오늘도 인바디 측정기의 체지방량은 멈출 줄 모르고 올라간다.


오늘 처음 나의 인바디검사지를 본 트레이너 선생님의 표정에서 ‘이 수치는 무엇?’이라는 눈빛을 느낀다.

이정도 수치면 100kg의 여성과 비슷한 수치라고 하시며 내 몸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한번 일깨워주셨다.


체지방률 39.3%. 39%가 내 생활습관을 증명하는 숫자같다. 그리고 또 드는 생각 하나 더, ‘체지방률 39%까지는 안보이죠? 후훗’

첫 수업에 인바디 측정을 못한 채 먼저 러닝을 해버렸다. 인바디측정은 무조건 운동 전에 해야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두번째 수업에서 첫 인바디를 측정했다. 그때 체중은 60.5kg. 월요일에 인바디를 측정했다면...? 4짜를 찍었을지도...


이 검사지는 어차피 역사가 될 것이기에 부끄러움을 뒤로하고 기록한다.. 꼭 헬짱의 역사가 되길... 다짐해본다. @.@



하하하... 하지만 트레이너 선생님의 안타깝다는 눈빛은 아무런 타격감이 없다. 이 눈빛은 익숙하다.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장소들이 몇군데 있는데

마사지샵, 한의원, 운동센터, 목욕탕 세신샵 등


최근 어깨가 너무 아파 방문했던 마사지샵에서는 나에게 무슨일을 하시냐고 물었다. 질문의 의도는 이미 느껴진다.

“저, 집에서 놀아요, 주부예요.”

“어깨가 너무 뭉쳐서 택배하시는 줄 알았어요.”


와우, 어깨가 많이 아프긴 했지만 그 분의 말이 너무 웃기다. 그만큼 나의 어깨가 심각하구나.

그래서 내가 여기에 왔지. 라는 생각을 하며 마사지를 받는다.


목욕탕 세신과 마사지를 동시에 받을때는 괄사로 온 몸을 문질러 주신다.

곧 목, 어깨, 등이 온통 멍 투성이가 된다.

젊은 사람이 몸이 왜이래 자주 받아야겠어.


세신사 아주머니는 마사지를 자주 받아야겠다며 나의 몸을 걱정하신다. 나는 온통 멍투성이가 된 내 목과 등이 더 걱정이다.


한의원이나 운동센터도 비슷한 맥락이다.


몸을 치유해주는 직업군을 가지신 분들은

내 몸에 대한 평가와 영업이 섞인 이야기를 하신다.

한의원은 매일 와서 침을 맞아야하고 운동센터에서는 운동을 꼭 해야한다고 한다.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느낀다.

그들이 하는 말은 영업과 동시에 진심이 담긴 염려다.

그래도 그런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지 말아요.



오늘 기억에 남는 운동은 복근 코어강화운동이다.

복근코어운동을 수업시간에 매번 하기는 효율적이지 않으니 자세가 잡힐때까지만 수업중에 하고 이후에는 매일 집에서 개인운동을 하라고 하셨다.

그 말과 함께 트레이너 선생님은 나에게 11자 복근을 만들어 주신다고 하셨다. 꺄


나는 복근운동을 가장 무서워한다.

복근운동을 하면 등이 아프다. 허리도 아프다.

그럼에도 11자 복근을 만들어주신다는 말에 웃음이 피식피식 새어나온다.

바디프로필을 찍을 생각은 없지만 정말 나에게 복근이 생긴다면? 바디프로필 찍어볼까? 상상해본다.


오늘 복근운동은 허리가 아프지 않을 정도까지만 진행되었는데 등이 아픈 것은 순환의 문제라고 하셨다.

매일매일 복근운동과 폼롤러는 꼭 해야지~!



오늘의 운동루틴 기록


1. 준비운동


2. 와이드스쿼트 1세트, 체어 버핏테스트 30회

점핑잭 30회, 스텝박스 걷기/ 달리기 2세트


3. 복근코어강화운동

크런치 윗배에만 자극 올 정도만 올라온다.

+ 응용

1) 허벅지에 손대고 무릎까지 밀어올리기

2) 깍지끼고 무릎찍고 만세

3) 다른손모양으로 무릎찍기를 반복한다.

* 반동을 이용하더라도 빠르게 올라온다. 단 정확한 동작으로 올라온다.

4) 옆으로 누워 한 팔은 펴서 몸을 지탱한다.

한쪽팔은 근육맨 팔모양을 만든다. 옆구리를 쥐어짠다.

* 옆구리는 많이 들어올려지지 않기 때문에 근육맨 팔을 많이 움직여서 옆구리에 크게 자극을 준다.


5. 11자 스쿼트 1세트, 팔모아 뛰기, 스텝박스에서 버핏테스트, 무거운 봉을 들고 무릎 들어올리기 만세.


6. 러닝머신 걷기 40분.


복근운동 시 등 오른쪽 부분이 아팠지만 허리의 통증은 아니다. 뻣뻣해진 내 근육 문제이길 바라며 폼롤러를 열심히 굴러본다. 크런치 자세로 허벅지 위 손바닥을 무릎까지 올리는 자세는 충격 그 자체다.


허벅지와 무릎 사이의 거리가 이렇게 길었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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