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운동, 헬스, PT, 건강
몸이 삐그덕 거린다는 것은 진즉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걷는 것이 싫어서 최소한의 동선으로 걷는다. 한번 움직일 때 최대한 덜 걸을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어릴 적부터 몸에 밴 이 습관은 30대인 지금도 여전하다.
‘2시가 아이 하교시간이니까.. 오는 길에 장을 봐서 들어와야지.’
아이가 학교 간 오전시간에 잠시 장을 볼 수도 있건만 나는 최대한 효율적인? 삶을 산다.
여가시간에는 맛집에 가거나 카페를 간다. 또는 그림을 그리거나, 영상을 편집하거나, 글을 쓰거나 … ^^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어쩜.. 하고 싶은 것들은 앉아서 하는 것뿐인지~.
그러다 보니 어릴 적부터 어깨가 아팠다. 둥그스름한 어깨선과 마른 시절에도 있던 둥근 배, 오리궁둥이와 거북목, 두툼한 턱선까지.
이 모든 일은 잘못된 자세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근골격계의 통증 때문에 사내에 있는 근골격계센터에서 걷는 방법에서부터 다시 배운 적도 있다.
개인 PT, 재활 PT, 필라테스, 그룹 PT, 그룹 필라테스, 스피닝, 에어로빅, 요가, 점핑트램펄린 다양한 운동도 해봤다.
이 많은 운동을 해봤지만 나에게 재미를 선사해 준 운동은 … 없 다.
PT가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주지만 가장 힘들었다. 재활 PT를 받을 때는 운동 시작 전 몸을 마사지로 풀고 시작해서 꽤나 만족스럽지만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개인 필라테스는 20회를 해봤는데 가격대비 내 몸의 변화가 더디다. 퇴사 후에는 나에게 투자할 만한 거금은 사치로 느껴졌다.
그래서 문화센터에서 에어로빅도 가보고 요가도 가보았지만 영.. 나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
점핑트램펄린은 꽤나 즐거웠지만 정적인 나에게는 맞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후후.. 나는 정말 재미를 붙인 운동이 없었다. 재미가 있어야 뭐든 몰입할 수 있는 것인데 참 아쉽다.
그래도 아프니까 운동을 했다. 만성피로를 해결하려면 활력이 필요하다.
그룹 2:1 PT와 그룹 4:1 필라테스를 등록했다. 한 번에 두 가지 운동. 이것 또한 욕심이었을지도 모른다.
과욕은 화를 불러오는 법.
PT를 받을 때 무조건 들어가는 레그레이즈 자세는 할 때마다 허리가 아팠다.
근력이 부족하니 아플 수 밖에라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만큼만 했다. 두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것이 힘들 때는 한 다리씩 번갈아 가며 하도록 알려주셨고
그러다 보니 조금씩 전보다 허리통증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3달 정도 2:1 PT를 진행한 어느 날이다. 어깨에 무거운 무게를 누르고 다리를 굽혔다 폈다 하는 머신을 했다. 한쪽 팔만 피가 전혀 안 통하는 느낌이 난다.
선생님께 말씀드려 무게를 낮추고 2세트를 마쳤다. 그날 이후 나는 종종 잠자리에 누워있는데 한쪽 팔이 저렸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와 맞지 않는 운동은 나를 다치게 했다. 그룹운동 특성상 트레이너 선생님의 커리큘럼대로 운동은 진행된다.
저렴한 가격에 등록한 2:1 PT는 아쉽게도 나의 맞춤형 운동이 아니었고 그 이후 피곤할 때면 손 저림을 얻게 되었다.
운동은 하는데 몸은 아프다. 어느 날 청소기를 돌리다 갑자기 허리가 너무 아팠다.
한의원에 갔더니 내 기억상 몸이 엉망진창이라는 (?) 진단으로 운동금지, 매일 침 맞기를 처방받았다.
며칠 침을 맞았더니 허리는 괜찮아졌지만 또 아플 것 같은 무서움에 운동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구매해 놓은 4:1 그룹필라테스권의 이용만료기간이 다가왔다. 하하. 어쩔 수 없이 다시 힘을 내어 3개월여 만에 운동을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요즘 글도 쓰고 그림도 열심히 그렸더니 근골격계통증이 더 심해졌다.
역시 모든 일의 근본은 건강이 본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또렷해졌다.
과한 체지방을 걷어내고 근력운동도 열심히 해서 아프지 않게 살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찾아간 필라테스센터에서 필라테스보다 PT를 받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를 받았다.
그룹운동으로 인해 상처받은 몸 때문에 귀가 팔랑거린다. 1:1로 관리받는 운동은 무엇이던 좋지 않을까?
필라테스는 1회권이 너무 비쌌고 PT는 그나마… 필라테스보단 가격이 낫다.
관장님의 화려한 말솜씨에 나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내 고민을 모를 리가 없는 관장님은 내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서 하시며 50회 PT를 권유하셨다. 사실 관장님의 마동석 같은 체구와 유명 유튜버들의 운동을 시켜주는 동영상을 보고
이미 마음은 카드를 꺼내 들고 있었다. 240만 원이라는 거금은 나에게 굉장히 부담스럽지만 ‘모든 일의 근본은 건강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요즘이라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린다. 240만 원.. 나 이래도 되는 걸까?
운동에 이 정도 금액을 써 본 것이 처음이 아니다. 그전에도 내가 원하는 결과치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 고민이 되었다. 나에겐 성공의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 건강해지고 싶다. 근골격계에서 해방되고 싶다. 바른 자세로 어떤 옷을 입어도 예쁜 몸을 갖고 싶다.
바지 속에 티셔츠를 넣어 입어보고 싶다. 예쁜 수영복을 입고 싶다. 검은색 래시가드 그만 입고 싶다.
무엇보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가족들과 행복하고 싶다.
에잇, 남편도 내 건강을 위해서라면 240만 원 별말 안 할 거야 … 무이자 3개월 해주세요!
나는 그렇게 갑자기 개인 PT를 시작하게 되었다.
마동석 같은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유명 유튜버처럼 나도 건강한 다이어트, 요요 없는 다이어트를 성공시켜 줄 것을 믿어본다.
물론 50회가 부족할 수도 있다. 그건 나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내용이다.
이전에도 이미 많은 운동을 배웠으나 머신의 이름도 운동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이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나는 이 글을 연재하기로 마음먹었다.
240만 원, 아깝지 않으려면 헬짱이 되면 된다. 50회 이후에 혼자서 운동할 수 있으면 된다.
그나저나, 좀 걱정스러운 부분은 식이요법까지 함께한 다이어트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
저 육식주의자인데요.. 이 식단 괜찮은 거 맞나요? 흑
오늘이 겨우 이틀차인데 꿀꽈배기와 붕어빵이 먹고 싶다. 그래도 나름 견딜 만하다.
< 24.12.16 (월) 첫 수업 기록 >
나는 러닝머신을 싫어한다. 왜냐면 지루하기 때문이다. 또 많이 걸으면 발바닥이 아프고 정강이가 당긴다.
하지만 트레이너선생님은 운동이 적응되기까지는 러닝머신에서 ‘걷기’만 하라고 하셨다. 걷다 보니 또 오른쪽 발바닥이 아프다. 집에 가서 마사지볼 좀 돌려야겠다, 새 러닝화를 사야 하나 라는 생각하며 30분을 걸었다.
트레이너 선생님이 오늘은 기초체력테스트를 한다고 하셨다.
1. 짧은 스트레칭을 마치고 팔 벌려 뛰기를 시키셨다.
할만하다.
2. 와이드 스쿼트와 기본 스쿼트를 시키셨다.
“엉덩이를 위로 들추고 허리를 단단히 고정시킨다. 그래야 다치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다.
스쿼트도 버티기 시간만 빼면 할만하다.
3. 노란 고깔콘을 양쪽에 둔 상태로 원스텝으로 이동 후 터치한다. 약 20회씩 두 세트.
4. 노란 고깔콘을 투스텝으로 터치한다.
약 20회씩 두 세트.
5. 스텝박스를 이용해 오른발 먼저 걷는다. 이후 왼발 걷기. 이후 뛰기. 이후 사이드 걷기. 이후 사이드 뛰기.
스텝박스는 러닝머신보다 심장박동수가 폭발되어 선호하는 유산소운동이다. 다만 사이드로 뛰기는 넘어질까 봐 무섭다. 그래도 러닝머신보단 재밌으니 러닝 대신 개인운동을 이거로 해도 되냐 물었다. 안된다고 하셨다. 이런 러닝머신 지옥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