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일상 대여 12화

반찬가게

재미없는 사람이 재미에 도전하기

by 푸른 노을

반찬가게


플라스틱 투명 용기에 담긴 반찬들을 봅니다.

저마다 예쁜 얼굴로 유혹을 합니다.

자신이 선택되기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통깨로 화장까지 얻었습니다.

마치 시험장에 앉은 학생들 같습니다.

멸치조림을 꺼내려다 오징어 젓갈에 눈이 갑니다.

멸치조림은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이고

오징어 젓갈은 내가 좋아하는 반찬입니다.

까짓 껏 얼마나 한다고.

아래 칸에 있는 물김치마저 집어 듭니다.

희뿌연 물김치는 아들이 좋아하는 반찬입니다.

얼마 전 열무김치를 산 기억을 떠올리며 주인에게 한마디 합니다.

이건 시지 않겠지요. 며칠 전 건 너무 익어 못 먹었습니다.

쌀만 밥솥에 안치면 감쪽같습니다. 엄마표 식탁이 완성됩니다.

반찬가게 반찬들을 뽀드득 거리는 접시에 담고

커피 한잔을 들이켭니다.

시험을 끝낸 학생처럼 잠시 자유를 만끽합니다.

...

엄마도 때로는 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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