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화 눈

녹내장 분투기

by 푸른 노을

눈은 우리 몸의 중심이다. 몸의 70%를 관장하는 눈은 빛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뇌로 보내 몸을 지키게 한다. 감각기관 중에서 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코도 있고 입도 있지만 눈은 가장 많은 역할을 담당한다. 너무 많은 일을 하기 때문일까? 눈은 코나 입에 비해 질병이 많은 편이다.


눈은 노화가 되면 수정체가 혼탁해 백내장이 찾아오기도 한다. 약물로 수정체 혼탁을 막을 수도 있지만 대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황반변성, 녹내장등 눈의 질병은 다양하다. 황반변성은 빛을 감지하는 고도의 기능을 가지는 황반부위가 퇴화하는 질병이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죽어가는 질병인데 우주선이 발사되고 허블망원경이 사진을 보내오고 있는 오늘날에도 불치병으로 통하고 있다. 그만큼 눈은 복잡 미묘하고 섬세한 것이다. 가로 26mm 세로 10mm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눈이지만 인간에겐 무엇보다 중요한 신체 부분이다.


내가 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녹내장 진단 후였다. 학창 시절부터 난시가 있었으나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아 잘 몰랐었다. 때문에 안경도 늦게 착용했다. 시력이 정상이어서 난시인 줄 모르고 지내다가 난시가 심해진 다음에야 병원을 찾아 안경을 맞추게 되었다. 눈병 한번 앓지 않았던 터라 안경 착용의 목적 외에는 안과 갈 일이 없었다. 그 후로도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추다 보니 병원 갈 일이 없었다.


그날은 우연찮게 안경을 맞추려고 안과를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지나가는 말처럼 다음에 와서 녹내장 검사를 한번 해 보라고 했다. 이상도 없는데 검사받을 이유가 있겠나 싶어 흘려들었었고 안경만 맞추고는 집으로 왔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당시에는 녹내장이 뭔지도 몰랐고 그냥 불편한 것이 없으니 기억에서도 지워지지 않았나 싶다. 추측건대 나의 녹내장은 그때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30대 후반이었으니 만약 그때 치료했더라며 늦지 않았겠지 하는 후회를 해본다. 그 후로도 나는 안경을 안경점에서 맞추니 병원 갈 일이 없었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흘러버렸다.


내가 녹내장을 진단받고 가장 먼저 떠 오른 것은 종합검진에서 어떻게 녹내장을 찾아내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었다. 나는 녹내장을 진단받기 훨씬 전부터 준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한 적이 있다. 검진 결과 녹내장에 관한 이야기는 한 번도 없었다. 나의 녹내장 진단은 그 후로도 10년도 더 지나 종합 병원 검사실 안과 검사하는 직원이 발견했는데 그때는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라 육안으로도 관찰이 되었던 모양이었다. 종합 검진 항목에 녹내장검사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아직도 미스터리다. 녹내장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그 정도는 찾아내야 종합 검진하는 의미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 건강검진과 의료시스템을 한 번 더 훑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처음 안과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환자가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 좀 더 자세히 안내해 주면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내가 왜 검사를 하지 않았겠는가. 지나가는 말로 설명을 하니 그냥 잊어버렸지 않나 싶다. 아마 지금도 나와 같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한다. 내 주변에는 아직도 녹내장이 무슨 병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아픈 것도 아니고 증상도 없고 전문 검사를 하지 않으면 찾아내지 못하는 것이 녹내장의 특징인데 일반사람들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녹내장 학회에서 홍보와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일 것이다. 잘 노는 아이들도 내버려 두지 않고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 듯 우리 눈도 지속적인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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