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장. 인정욕구의 함정

좋은 평가를 받고 싶지만, 그 욕망이 나를 지치게 할 때

by 노멀휴먼

우리는 모두 인정받고 싶어 한다.


누군가의 한마디 칭찬에 하루가 가벼운 날도 있고,

무심한 평가에 마음이 무너지는 날도 있다.

그만큼 인정욕구는 직장인의 감정 에너지를 지배하는 강력한 심리적 요소이다.


하지만 그 욕망이 지나칠 때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 사로잡힌다.

자기 기준이 아닌 누군가의 기준으로 하루를 판단하게 된다.

그 순간부터 자기 삶의 중심을 잃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한때 회사의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팀장에게, 동료에게, 심지어 크게 관계없는

옆 부서 사람에게까지 잘 보이고 싶었다.

그 마음이 커질수록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은 문제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그 욕구의 크기가 ‘나’를 밀어낼 때이다.

내가 사라진 자리에는 타인의 평가만 남는다.


직장에서의 평가는 늘 상대적이다.

누가 더 열심이었는가 보다

누가 더 눈에 띄었는가가 결정할 때가 많다.

이 기준에 흔들릴수록 우리는 더 쉽게 소모된다.


나는 한때 야근을 미덕처럼 여겼다.

늦게까지 남아 있는 자신이

‘더 헌신적’이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지친 얼굴로 퇴근하는 동안,

누군가는 여유롭게 성장하고 있었다.


인정욕구는 경쟁을 부른다.

경쟁은 에너지를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마음의 상처를 만든다.

같은 팀원조차 라이벌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이미 지쳐 있는 것이다.


문제는 타인의 기준에 과몰입할수록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잊는다는 점이다.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가 아니라,

“저 사람보다 나아야 한다”라는 생각이 자리 잡는다.

이 비교의 심리야말로 인정욕구를 가장 피곤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가끔은 잘 보여야 하는 사람보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진짜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은 언제나 조용히 곁에 있다.

우리가 놓치고 있을 뿐이다.


인정욕구가 커질수록 ‘실수’가 무서워진다.

작은 실패에도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수치심에 빠지게 된다.

완벽하려는 마음은 결국 불안을 키운다.


나는 실수 후 며칠 동안 잠을 뒤척인 적이 있다.

누군가 나를 부족하게 생각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돌아보니,

그 실수는 누구도 기억하지 않았다.


타인은 우리에게 생각보다 큰 관심이 없다.

우리가 감당하는 불안의 대부분은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상상이다.

상상 속의 평가가 현실을 잠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끔은 이렇게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지금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가,

아니면 인정받기 위해 뛰고 있는가”

둘의 방향은 비슷해 보이지만 결말은 매우 다르다.


인정욕구는 우리를 성장하게도 한다.

다만 그 성장이 ‘자기 기준’에 기반할 때 진짜 의미가 있다.

타인의 기준 위에 쌓인 성장은 쉽게 무너진다.


스스로에게 기준을 세운다는 것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일이다.

오늘의 나를 어제의 나와 비교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비로소 자신을 잃지 않게 된다.


칭찬을 받지 못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강하다.

칭찬을 받기 위해 흔들리는 사람보다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이다.

그 중심이 흔들리지 않을 때 진짜 자신이 드러난다.


나는 어느 순간 인정을 갈망하기보다

‘내가 의미 있다고 느끼는 일’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졌다.

누군가의 평가가 아닌 나의 기준이

삶의 방향을 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은 ‘눈치’가 아니라 ‘기준’이다.

기준이 명확할수록 불안은 줄어들고, 선택은 쉬워진다.

우리는 그 기준을 잃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단단하게 해야 한다.


가장 큰 인정은 결국 스스로에게 주는 것이다.

하루를 잘 살아낸 나를 인정하고, 작은 성장을 칭찬하는 것이다.

그런 마음이 쌓일 때 비로소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다.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러나 그 욕망이 나를 갉아먹게 허락하지 않는 것,

그것이 성숙이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만의 빛으로 걸어가는 삶을 선택해야 한다.

keyword
이전 03화2장. 왜 회사는 늘 불공평하게 느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