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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무기력의 정체, 번아웃의 신호

열심히 해도 허무한 이유, 그 안에 숨어 있는 마음의 피로

by 노멀휴먼

가끔은 아무리 자고 일어나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 날이 있다.

몸보다 마음이 무겁고,

일의 의미가 흐려지는 순간이다.

이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번아웃의 전조일 가능성이 크다.


번아웃은 소리 없이 찾아온다.

열심히 달린 사람일수록 더 깊이 빠져든다.

지친 마음은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한때 새벽까지 일하며

스스로를 칭찬했던 적이 있다.

일찍 퇴근하는 사람을 보며

속으로 부러워하면서도, 표정은 당당했다.

그때 나는 이미 지쳐 있었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는 ‘열심히’라는 단어에 중독된 시대에 살고 있다.

쉼은 게으름이 아니지만,

어느 순간 쉼이 죄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기계도 멈추어야 작동하고,

사람은 더 그렇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기력은 불성실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지나친 책임감과 자기 압박에서 비롯된다.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결국 나를 소진시키는 것이다.


열정이 사라졌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다.

열정도 생명력이 있고, 때때로 기운이 떨어진다.

그때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휴식인 것이다.


번아웃의 신호는 작고 사소하게 시작된다.

집중이 안 되고,

사람과 대화하기가 벅차지고,

웃음이 줄어든다.

이 모든 것이 마음이 쉴 곳을 찾고 있다는 신호이다.


나는 어느 날 책상 앞에 앉아

한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적이 있다.

보고서 파일을 열어두고 커서만 깜빡였다.

그 순간 스스로가 무너지는 듯해 속으로 깊이 흔들렸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열심히 사는 것과 건강하게 사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성장은 속도가 아니라 지속력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번아웃은 나약함이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는 증거이다.

지쳐 쓰러질 정도로 노력한 사람만이 경험하는 깊은 피로인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잠시 멈추는 용기이다.

쉬면 뒤처진다는 불안은 사실 착각이다.

충전 없이 달리는 삶은 결국 더 큰 손실을 만든다.


“하기 싫다”는 마음도 존중받아야 한다.

그 말속에는 도움을 요청하는 마음이 숨어 있다.

내 감정을 무시하는 순간 번아웃은 더 깊어진다.


단순한 피로와 번아웃의 차이는 회복 속도에 있다.

잠시 쉬어도 생기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마음이 먼저 지친 것이다.

그때는 견디는 것이 아니라 돌보아야 하는 시간이다.


번아웃을 극복하는 첫 단계는 자기 연민이다.

“그래, 힘들 수 있어”라고 자기에게 말해주는 것이다.

자책이 아닌 공감이 마음을 다시 움직이게 한다.


일은 중요하지만 삶의 전부가 아니다.

일의 의미는 삶이 지탱되어야 비로소 생긴다.

삶이 무너지면 일도 무너지기 마련이다.


때로는 과감히 멈추는 선택이 필요하다.

휴가를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쉬게 하는 일이다.

쉼은 사치가 아닌 생존이다.


번아웃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

속도가 아닌 방향, 성과가 아닌 건강의 중요성이다.

돌아보는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무기력은 내 삶이 경고하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무기력은 나를 탓하는 신호가 아니라,

나를 보호하라는 메시지이다.

이 신호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더 오래간다.


그리고 기억해야 한다.

쉬는 과정도 성장의 일부이다.

멈춤은 끝이 아니라 다음을 위한 준비인 것이다.


오늘 무기력을 느낀다면 너무 걱정하지 말자.

당신은 이미 충분히 달려왔고, 충분히 노력해 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질책이 아닌,

스스로를 안아주는 따뜻한 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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