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과 기대 사이에서 생기는 감정의 엇갈림
좋아한다는 감정은 때로 나를 기쁘게도 하지만,
동시에 너무도 아프게 만든다.
함께 있고 싶고, 잘 지내고 싶고,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 진심인데,
왜 그 사람 앞에서는 자꾸만 서툴고,
조심스럽고, 때로는 상처를 주게 될까.
이 사람과 잘 지내고 싶다는 생각은 간절한데,
그럴수록 마음이 더 복잡해진다.
가까워지고 싶을수록, 거리를 재게 된다.
상처받기 싫어서, 나도 모르게 선을 긋는다.
말을 아끼고, 눈치를 보고,
결국 아무 말도 못 한 채 하루가 지나간다.
그럴 때면, 좋아한다는 감정이 꼭 약점처럼 느껴진다.
나만 더 좋아하는 것 같고, 나만 애쓰는 것 같아서.
괜히 자존심이 상하고, 마음속에 쌓인 말들이 가시처럼 돋는다.
기대는 언제나, 애착의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레 기대가 생긴다.
"나만큼 너도 날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
"내가 서운할 때는 먼저 알아봐 줬으면 해."
"조금만 더 따뜻했으면, 조금만 더 신경 써줬으면…"
이런 마음은 사랑의 본질 같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 기대는
상대가 나처럼 반응해주지 않을 때,
곧 실망과 오해로 변해버린다.
사랑은 일방향일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내 방식대로’ 사랑을 주고
‘내 방식대로’ 사랑받기를 원한다.
그래서 엇갈린다.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서로를 잘 몰라서.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내 감정이 너무 커서
상대의 마음을 살필 여유가 없을 때,
서로의 마음은 빗나가 버린다.
감정의 밀고 당김은 누구도 악의가 없기에 더 아프다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오해나 다툼은
대부분 악의가 없는 감정의 충돌이다.
서로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 더 알고 싶고,
더 잘 지내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 마음이 클수록 우리는 더 많이 부딪히고,
더 많이 상처받는다.
감정은 늘 앞서고,
이성은 한참 뒤에야 따라온다.
화가 난 뒤에야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알게 되고,
눈물이 흐른 뒤에야 그 눈물의 이유를 겨우 이해하게 된다.
좋아하는 사람과 잘 지내는 법을 배운다는 것
결국, 좋아하는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용기가 필요하다.
애정 뒤에 숨은 기대를,
기대 속에 숨어 있는 불안을,
말로 꺼내고, 함께 바라보는 연습.
'상대가 알아주겠지' 하는 침묵은
점점 마음의 벽을 만든다.
오히려
"나는 네가 이럴 때 서운했어."
"사실 그 말이 좀 아팠어."
"그런데도 여전히 너랑 잘 지내고 싶어."
이런 말들이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어간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감정은 감춰진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결국 꺼내 놓는 일이 서로를 지키는 길이 된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과 잘 지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좋아한다는 감정 하나로는
관계를 온전히 지켜내기 어렵다는 걸,
우리는 자꾸만 잊는다.
애착은 마음을 끌어당기지만,
기대는 마음을 멀어지게 하기도 한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균형을 찾으려 애쓰는 게,
좋아하는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는 방법일 것이다.
가끔은 삐걱거리고,
가끔은 엇갈려도
그 사람의 마음에 진심으로 닿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애씀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잘 지내는 일.
그건,
결국 서로의 마음을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는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