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이가 어린이집에서 수족구에 걸려왔다. 앞으로 최소 7일간은 가정보육을 해야 하는데, 맡길 사람이 없어 몸이 편찮으신 친정 엄마에게 SOS를 청했다.
내가 엄마로서 잘하고 있는 걸까.
벌어봐야 얼마 더 번다고 야근에 주말근무까지 하고 있는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준이와 함께하는 순간에도 일 걱정을 하고 있었는지.
하지만 이내, 훗날 이준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해줄 수 있으려면 당장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고는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쓴다.
그저 눈앞에 주어진, 순간순간 가장 중요하다 생각되는 것에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훗날 일 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할 이준이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이런 날도 있었지-, 하고 함께 웃고 있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