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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택 시인 Apr 04. 2023

진종일 비

흠뻑 젖어도 좋을 오른쪽의 편애

비는 오랜만에 우산에서 종일 기다려주었다  


   

한철 내리는 빗줄기가 튀고 있다 


파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한 점씩


정지된 탄력으로 떠 있다     



공중이 맞춰졌고


빗소리는 어딘가로 다이얼을 돌렸다


여기저기 꽃들이 수신되고     



하나의 삼투가


다른 물방울에 기대어


주르륵 결을 탄다



우산을 쓰고 걷다


흠뻑 젖어도 좋을 오른쪽의 편애를 


씌워 주는 가지들     



비는 작정하고 들어줄 모양이다 


예감이 내일에 수속되도록     



죽은 사람의 여권으로


낯선 국가에 가서


여생을 비밀로 살다 망명한


꽃들이 지고 있다     



비들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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