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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택 시인 Mar 31. 2023

오후의 커피

한 모금의 구름

음악이 의자에 기대면


오후 세 시도 어깨와 비스듬해진다


뜨겁게 흰 여벽으로 일렁이는 하늘


한 모금의 구름     



탁자마다 


굴러다니는 말들


갈색 원두처럼 번들거린다


창문이 걸러낸 햇볕도


소음 속으로 가라앉아   


  

먹먹하도록 열이 웃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건


알갱이 같은 순간을 녹이는 일  


   

배어든 날들이 낮달에 맺혀 말라간다  

   


시간도 입자여서 거름망 통과하듯


일상이 모두 빠져나가고 나면


푸석하게 남는다     



음악이 창밖


한 그루 감정을 


부스스 흔든다     



바람이 식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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