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금의 구름
음악이 의자에 기대면
오후 세 시도 어깨와 비스듬해진다
뜨겁게 흰 여벽으로 일렁이는 하늘
한 모금의 구름
탁자마다
굴러다니는 말들
갈색 원두처럼 번들거린다
창문이 걸러낸 햇볕도
소음 속으로 가라앉아
먹먹하도록 열이 웃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건
알갱이 같은 순간을 녹이는 일
배어든 날들이 낮달에 맺혀 말라간다
시간도 입자여서 거름망 통과하듯
일상이 모두 빠져나가고 나면
푸석하게 남는다
음악이 창밖
한 그루 감정을
부스스 흔든다
바람이 식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