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기는 연습을 한다.
수시로 거울을 들여다보며 외양만 가꾸던 일상을
이제는 마음으로 향한다.
색조 화장으로 민낯을 가리고,
눈썹을, 입술을 진하게 바르고,
민낯에 가면을 덧씌우고,
방긋방긋 미소 짓던 얼굴 속 감정을 살핀다.
타인의 감정을 살피고,
타인의 평가에 신경 쓰느라
돌보지 못했던 마음.
남과 비교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 매달려
질책과 책망하며 너덜너덜해지고,
갈가리 찢긴 마음을
이제는 가면을 벗고,
거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돌보려 한다.
그러나, 마음으로 향하는 길은 쉬이 다른 길로 빠진다.
마음으로 향하던 길은
속물적으로 계산을 하고,
성공을 꿈꾸고,
그리운 누군가에게
사랑을 속삭인다.
오롯이 마음만 들여다보기는,
오롯이 마음만 챙기기는,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쉬이 허락되지 않는다.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뀌는 나이를 먹고도
마음을 들여다보는,
마음을 챙기는,
방법조차 모른다.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볼수록
가면을 벗은 민낯의 존재가 한없이 가볍다.
이렇게 초라한 마음이 들 때,
존재의 이유가 희미하게 느껴질 때,
때로는 삶의 무게가 벅차게 느껴질 때,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도,
이 나이에도 아직도 모른다.
가면을 벗은 민낯이 부끄러워
오늘도 거울 앞에 앉아
진한 화장으로 민낯을 가린다.
민낯을 가린 가면이 거울 속 나에게 가만히 속삭인다.
이제는 괜찮아.
아무도 너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