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갈망했던 시인이 있다.
신념을 각인하고자 수인번호로 불리기를 소망했던 시인이 있다.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가를,
자유를 위하여 비상하여 본 사람은 안다고 역설했던 시인이 있다.
자유를 위하여 비상하여 본 적이 없는 나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가
변치 않는 신념을 위하여 어떻게 불리기를 소망하는가
자유를 위하여 희생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며 밤새 뒤척인다.
분노로 점철된 나는
분노가 하나씩 모여
절망이 하나씩 모여
소망이 하나씩 모여
우리가 된다.
나의 분노는, 절망은, 소망은 힘이 없지만,
우리의 분노는, 절망은, 소망은 힘이 있다.
그 힘으로 쓰러진 풀은 다시 일어선다.
아무리 그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의를 버릴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도,
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를 만들어도,
사람들을 우매하게 몰고 가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소망하는 우리는
변치 않는 신념을 위하여 무언가로 불리기를 소망하는 우리는
자유를 위하여 희생을 고민하는 우리는
촛불이 되어 다시 일어선다.
국민을 한 줌도 위하지 않는 사람들이 목청껏 국민을 외쳐도,
자유 민주주의를 무참히 짓밟은 사람들이 자유 민주주의를 외쳐도,
이제 우리는
위대하고, 소중한 대한민국을 위하여
수많은 이름 없는 선조들이 지킨 이 땅을
우리의 손으로 지키기 위해
오늘도 풀처럼 일어나
촛불이 되어 어두운 하늘을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