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은 성공이다
지금은 <입어보는 집> 장사를 접었습니다. 뒤돌아 생각해 보니 집에서 옷을 팔았던 경험은 마치 꿈을 꾼 것 같습니다.
결혼 후 9년 만에 내 집 장만을 하고, 신랑이 자꾸 명품백 하나를 고르라고 했습니다. 그때 명품백 대신 나에게 투자한 500만 원은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옷을 팔아본 경험으로 엄청난 성장을 했기 때문입니다.
장사와, 돈 공부와, 주식과 부동산까지 모든 경험들이 한꺼번에 몰려왔습니다. 장사를 시작했으니 장사에 관련된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스 고딘의 마케팅 책들을 읽고, 최근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경제책도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제는 장사와 매운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입어보는 집>에 접목을 시켰습니다. 아주 저렴한 옷과 비싼 고퀄리티 옷을 섞어서 판매를 했습니다. 2만 원이 안 되는 니트도 판매를 했지만 10만 원에 가까운 니트도 판매를 했습니다. 고퀄리티 옷을 섞어서 팔았던 것이 결국은 대박이 났습니다. 고객은 고퀄리티 옷과 저렴한 옷을 섞어서 매우 흥미로워하며 구매를 했기 때문입니다.)
34평에서 <입어보는 집>을 시작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단지 75평으로 확장 이전을 했습니다. 장사로 따지면 확장 이전이지만 이사였습니다. 75평으로 이사를 하고 한쪽을 숍으로 차려놓고, 매니저님을 모시고 본격적으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장사는 잘 되었습니다.
이사를 하면서 부동산 공부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사가 결코 적은 금액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장사를 하면서도 부동산 전문가에게 돈을 주고 상담을 가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상승기였지만 이미 제가 살고 있던 34평은 많이 오른 상태였습니다. 지인 중에는 많이 올랐다며 집을 파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때 전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75평 집을 매매했습니다. 사실 집도 보지 않고 바로 매매를 했습니다. 세입자가 집을 보여주지 않아 같은 동 다른 집을 구경하고 바로 신랑에게 전화를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신랑, 집사자." 75평 집을 매매를 결정하는 것에 걸린 시간은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제 눈에는 말도 안 되게 싸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심심하면 우리 집 동네 시세를 봤습니다. 신축 아파트값이 어마 무시하게 올랐을 때는 그 옆의 구축을 친정엄마에게 권했습니다. 지금 들어가면 분명 작지 않게 오를 것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친정엄마는 이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할머니의 이사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친구가 살고 있던 아파트가 잘 오르지 않습니다. 다른 곳 다 수억씩 오르는 데 유난히도 오르지 않습니다. 그때 전 그 아파트 단지를 친정 오빠에게 권했습니다. 물론 매매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아파트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아 그 아파트값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수억이 순식간에 올랐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아파트에 살고 있었던 친구는 몇 년간 집값이 오르지 않자 막 오르기 시작할 때 집을 팔고 이미 많이 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이사비며, 세금도 많이 낸 것으로 압니다. 그 후 새로 이사한 집보다 예전에 살았던 집이 더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주식도 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입어보는 집> 문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로드숍도 아니고 집에서 옷을 판매했기 때문에 코로나 시국에 많은 사람들을 집에 들일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장사가 잘 되자 그것도 고민이었습니다. 이제 옷 가게를 로드숍으로 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집 주소가 너무 많은 사람에게 공개가 되는 것이 슬슬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입니다. 숍을 접을까? 밖으로 뺄까? 고민을 하는 찰나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옷 가게 문을 닫고 보니 엄청나게 폭락하고 있는 주식이 보였습니다. 2008년 데자뷔 같아 보였습니다. 외환위기 때도 주식을 했었습니다. 20대였고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주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곧 엄청난 폭락을 맞았습니다. 그때는 무서워서 계좌를 열어보지도 못했고, 그렇게 계좌에 있던 100만 원이 사라졌습니다.
2009년 다시 주식을 시작했습니다. 주식이 바닥을 찍고 막 오르기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무서워서 벌벌 떨며 주식을 샀다 팔았다를 했습니다. 그래도 돈을 벌었습니다. 폭락했던 주식이 크게 상승을 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로 주식이 폭락하자 그때 생각이 났습니다. 우량주는 결국은 다 회복이 된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작지 않은 금액을 코로나 폭락 때 주식에 넣었습니다. 신랑에게는 말을 안 했지만 야금야금 계속 넣었습니다. 심장이 벌렁벌렁했습니다. 무섭다는 공포보다는 기회를 잡고 있다는 설렘 때문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 지금까지도 주식 공부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장사는 돈과 매우 연관이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돈 공부도 하게 되었습니다.
돈은 아껴서 버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아끼는 것은 결코 나를 부자로 만들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나치게 아끼며 살았던 제 과거가 후회스럽기도 합니다. 500~1000원을 아끼기 위해 항상 최저가를 찾고, 몇 천 원을 아끼기 위해 중고 거래에서도 최저가를 찾거나 진상 짓도 했습니다. 이런 행동들은 나를 부자로 만드는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살 수 없는 시간을 500원 1000원을 아끼기 위해 마구 사용했습니다. 정말로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아끼기만 하면 거지가 되거나, 거지같이 살거나 둘 중 하나가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둘 다 거지입니다. 거지같이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레버리지'를 알아야 합니다. 롭 무어의 <레버리지>는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레버리지>를 알기 전화 후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버리지는 자본주의에서 부자들이 돈을 버는 방법입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아니, 자본주의에서 생존하고 싶다면 레버리지는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아끼기가 아니라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가장 멋지고 가성비가 좋은 투자는 '나'에게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500만 원을 나의 경험에 투자를 하고 믿기 힘든 엄청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최고의 투자는 경험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아끼기 위해 500원 1000원에 벌벌 떨던 아줌마가 아닙니다.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은 저를 엄청나게 변화 시 겼습니다. 인생은 경험입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많은 사람들이 시작을 포기한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실패도 경험입니다. 실패 없는 성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성공은 누가 적은 금액으로 많이, 빨리 실패하냐의 게임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실패를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있어야 시작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입어보는 집>은 500만 원으로 실패를 경험하자는 마음으로 시작을 만들었습니다. 실패는 작은 성공입니다. 시작을 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경험을 만들며 살려고 합니다. 인생은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시도하거나 시작함에 있어 예전 같은 두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실패해도 감당 가능한가?를 따집니다. 앞으로도 감당 가능한 실패와(작은 성공)과 큰 성공을 만들어 나가려 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크든 작든 성공한 인생입니다. 경험은 오로지 성공만 남습니다.
그동안 <집에서 옷을 팔아볼까?> 연재를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