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오생 Dec 10. 2023

제1장. 수평선

[제1부] 2003. 1. 8.


 [2023년 메모]


◎ 울릉도 개요

― 탄생: 화산섬(활화산). 독도는 460만 년 전~250만 년 전, 울릉도는 250만 년 전~5천 년 전에 탄생했으므로, 울릉도가 독도보다 더 어린 국토의 막내다.

― 면적: 72.86㎢. 우리나라에서 9번 째로 큰 섬이다.

― 인구: 8,888명. 2021년 12월 30일 기준.

― 해안선: 56.5km. 대부분 해안이 절벽이다. 적절한 항구 지형이 없다. 그나마 도동의 여건이 제일 좋다. 1977년 도동에 항만 접안 시설이 완공되었고, 1980년 저동에 방파제 완공으로 항구가 되었다. 지금은 사동, 남양, 태하, 천부 등에 항만 시설이 마련되었다.

일주도로 : 1963년 착공. 2001년에 북동쪽 해안의 [ 내수↔섬목 ] 구간을 제외한 일주도로 완공. 2019년에 나머지 4.75km 완공하여, 착공 57년 만에 전 구간 44.55km 개통. 울릉도는 그만큼 험난한 지형이다.

도동 道洞 : 울릉도 행정 및 교통, 관광의 중심지. 항만 시설이 없었을 때 울릉도에서 가장 적절한 항구 지형이어서 1903년 이래 줄곧 울릉도의 관문이었다. 포항이나 삼척에서 떠난 배가 도착하는 유일한 여객선 터미널이 있었던 곳이다. 1977년 5월에 방파제가 완공되어 7월에 [포항↔도동] 코스에 쾌속선 한일호가 취항했다.(6시간 소요) 그러나 터가 좁아서 마을이 발전할 수 있는 확장 공간이 부족하다. 늘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도동 여객선 터미널 옥상에서 파노라마 기능으로 촬영한 도동 마을 전경. 2022.10.20.

울릉도의 특징, 3풍 3고 3무無: 물, 오징어, 향나무가 많다고 해서 3풍. 산도 높고 파도도 높고 물가도 높다고 해서 3고. 뱀과 거지와 도둑이 없다고 해서 3무란다. 그중 도둑이 없는 이유가 재밌다. 여객선 터미널이 도동밖에 없으니 외부로 도망갈 데가 없어서 도둑이 없다나? 그런데 이제는 터미널이 많아져서 도둑 없던 시절은 옛말이라고 한다. 그만큼 인심이 사나워졌다. 사람을 만나보기 힘든 오지일수록 인심이 좋은 법이다.

울릉도의 삼풍 三豊 : 물, 오징어, 향나무

◎ 저동 苧洞 : '저苧'는 '모시'라는 뜻. 개척 당시 동네 해변에 모시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서 지어진 이름. 도동에서 버스로 5분~10분 거리. 도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터가 넓고, 1980년 방파제 완공으로 동해 어업의 전진 기지가 되어서 울릉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동네가 되었다. 울릉도 인구의 90%는 저동과 도동에 산다.



2003. 1. 8. 오전. 출발


수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배를 타고 오는 내내, 바라보았습니다.


처음 타보는 쾌속선은 밀폐 공간이더군요. 답답했습니다. 멀미 때문이 아니라 수평선을 볼 수가 없어서였죠. 아니 이게 웬일이랍니까! 끝없이 펼쳐진 푸른 수평선을 보고 싶어서 온 건데, 창살 사이로 푸른 창공을 훔쳐보는 죄수처럼 바닷물로 꾀죄죄해진 먼지 창문 사이로 서럽게 수평선을 바라보다니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맨 뒤에 바깥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문을 조금 열어놓은 공간이 있네요. 선실 바깥으로 나갈 수 없도록 쇠사슬로 막아놓은 좁은 공간이었지만 그래도 어찌나 고맙던지요. 비록 좁은 시야 속에 갇힌 수평선이었지만 하늘과 맞닿은 짙푸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답니다. 혹시나 먼발치에서나마 독도가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하염없이 살펴보았죠. 


잠시 자리로 돌아와 앉아있을 때는, 눈을 지그시 감고 저 높은 창공으로 나의 정신과 영혼을 띄워 올려보았습니다. 유체 이탈? 일망무제의 수평선에서 파도를 가르며 울릉도를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배가 보이네요. 눈을 감고 있는 내 모습도 보입니다. 나는 왜 이 여행을 떠난 걸까요? 이 여행은 내 삶의 여정에서 또 어디쯤 가고 있는 걸까요?


울릉도는 나에게 신화와 전설의 세계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끝없는 수평선을 보고 싶었습니다. 망망대해! 한 점의 바위섬도 걸치지 않은 끝없는 수평선의 푸른 바다가 보고 싶었죠. 고등학교 1학년 때 동해를 처음 보았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한답니다. 아, 이 푸른 바다가 애국가에 나오는 바로 그 '동해물'이구나... 괜스레 콧잔등이 시큰했지요.


울릉도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그때부터 같습니다. 낮은 평면이 아니라 높은 공간에 올라가 사방에 거칠 것 하나도 없는 수평선을 둘러보고 싶었죠. 수평선이 진짜로 곡선인지, 지구가 둥글다고 배운 것이 진짜인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답니다.


대한민국에서 그런 장쾌한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어요? 딱 한 군데, 동해의 울릉도뿐 아니겠어요? 짙푸른 망망대해 한가운데 찍힌 신비의 섬, 일천 미터 높이의 성인봉 정상에 올라 사방을 둘러본다면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려왔답니다.


그 세계가 보고파서 몇 번이나 여행 계획을 세웠지만 이런저런 일로 한 번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내게 울릉도는 현실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신화의 세계인가 싶었지요. 그런데 생각을 달리 하니 방법이 보이더군요. 그래, 혼자서라도 가보는 거야. 열흘이면 어때? 보름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가보는 거야. 마음을 고쳐 먹으니 아주 쉽게 신화와 전설의 세계로 떠날 수 있었답니다.


꼼꼼하게 배낭을 꾸려보니 대충 30kg 정도? 십여 년 전만 해도 늘 이 정도 무게의 배낭을 메고 중국 대륙 대강大江 남북을 종횡무진으로 다녔지만 이제 조금은 벅차네요. 하지만 으랏차차 어깨에 둘러메고 일어서니 일순간에 젊음의 에너지가 온몸에 하나 가득 충전되는 이 느낌, 우~ 짜릿짜릿 기분이 마구 업 됩니다.


앗! 드디어... 배가 멈췄군요. 울릉도, 신화와 전설 세계의 관문이라는 도동에 방금 막 도착했답니다.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하네요, 이상합니다 . 기다려주는 사람도 없건만, 사랑하는 님을 만나러 가는 것처럼 갑자기 가슴이 마구 뛰는 이유는 뭘까요? 쿵, 쿵... 포성처럼 큰소리로 들려옵니다.


배에서 내렸습니다. 철수 아빠, 영이 엄마! 보고팠던 이들을 부르는 소리... 아재요, 숙소 잡으셨능교? 시끌벅적 호객하는 소리. 신화와 전설의 세계에서 처음 듣는 소리는 살아 숨 쉬는 인간의 목소리군요. 다른 소리도 듣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선착장에 조금씩 적막이 찾아올 때, 저는 한 발 더 바다로 다가서서 조용히 수평선의 소리를 들어 보았습니다...

도동에 정박한 쾌속선. 2003.1.8. 민박집 동지 수원대 김재용 나그네 님 작품 협찬.

끝없이 펼쳐진 일망무제의 수평선!

나그네 여러분들이라도 넋을 잃고 오래오래 바라보았겠죠? 제가 무슨 생각을 했게요?      


이야!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섬 하나 걸치지 않은 짙푸른 수평선이 있었구나!

내가 모른다고 해서 그 어떤 존재가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로구나!

어디선가 그 어떤 일이, 그 어떤 사람이, 미래의 '만남'을 위해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겠구나!


새삼, 세상 살아가는 이치 하나를 깨달은 듯합니다.


2003.1.8일의 도동. (좌) 항구 쪽. (우) 성인봉 쪽.
2022. 10. 19일의 도동

2003. 1. 8. 오후. 저동


여기는 울릉도 저동!

인구 오천오백 명의 자그맣고 정겨운 어촌이지만, 그래두 있을 건 다 있넹?

히야! 피씨방도 있잖아? 감격~

역시 대한민국 인터넷 망은 전 세계 최고야~!! bb




오후 1시 반. 울릉 사랑에 가득 넘치는 섬백리향 님의 사이트에 소개된 고바우 민박집을 찾아와 짐을 풀었는데요, 엇 저 양반들도? 배에서 옆자리에 있던 삼십 대 커플이 여기 와 있네요? 나처럼 은경 님의 사이트를 보고 찾아온 모양입니다. 근데, 온갖 풍상을 이겨내고 이제는 다소 허술해 보이는 고풍(?)스러운 옛날 집의 비좁은 방을 보고 은근히 실망하신 모양이네요. (제가 이래 봬도 한 눈치 한답니다? ㅋㅋ)

하하, 저는 더 작은 방이군요. 나 하나 몸 누여도 꽉 들어차는 허술한 방이지만, 짙푸른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동해의 일출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창문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군요? 도연명陶淵明(A.D.365?~427)〈귀거래사歸去來辭〉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 '안락한' 크기입니다.


남쪽 창문을 열고 맑은 정신 뿜어보니,

무릎 하나 들여놓을 이 작은 방의 안락함을 만끽하네.

倚南窗以寄傲,審容膝之易安.


소동파蘇東坡는 평소부터 소망했다죠? 작은 방 한 칸 짓고, '무릎 하나 들여놓을 작은 방의 안락함 膝之易'이라는 이 구절에서 한 글자씩 따서 '용안정 容安亭'이라 이름하고 지낼 수 있기를 소망했다죠? 동파 같은 대문호가 그리워했던 그런 방에 머물 수 있다니,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 건지... 왠지 미안해지네요.


동쪽으로 난 '용안정'의 창문을 열어보았습니다. 푸른 하늘 흰 구름, 방파제에 우뚝 선 촛대바위, 옹기종기 모여 앉은 저동 마을의 싱그러운 바다 내음이 하나 가득 밀려옵니다. 김상용 시인의 시 구절이 절로 생각나네요.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앗, 고덕진 어르신이 부르시네요? 강냉이라도 주시려나?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두 분 어르신 점심 식사로 라면을 드시는데 제 것까지 끓여놓으셨네요. 혼자 어디서 밥 사 먹기도 시원찮을 거라면서 권하시니 한참 망설이다가 염치 불구하고 맛있게 먹었답니다. 애고고, 황송해라... ㅠㅜ




오후 2시 반. 어르신 옆에서 맛난 라면 얻어먹고는, 저동 마을 여기저기 구석구석 살펴보았답니다.

(좌) 저동의 중심 거리  (우) 촛대바위에서 바라본 저동 마을

근데... 이게 뭐지? 마을 한 복판에 커다란 비석이 세워져 있네? 뭐라? '陸軍大將朴正熙將軍巡察記功碑'? '육군 대장 박정희 장군 순찰 기공비'라고? 1963년 9월에 울릉도민이 세운 공덕비라네요?

(좌) 박정희 장군 순찰 기공비  (우) 박정희 장군 순찰 기공비에서 바라본 촛대바위

아니 자기가 무슨 신라 진흥왕인가,  울릉도 순찰 한번 했답시고 북한산 비봉에 순수비를 세우듯이 이렇게 공덕비까지 세우다니... '육군 대장'이라고 한 걸 보니, 그것도 군인 시절이었구먼? 나도 모르게 입술이 불룩, 속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데... 안내판에 쓰인 사연을 읽어보니, 아하~ 그래서? 나름 이해가 되는군요.


1962년 10월에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 및 대통령권한대행이신 박정희 대통령께서 군함을 타고 울릉도를 방문하였는데, 저동 항내까지 군함이 들어올 수 없어 전마선을 타고 뭍으로 내릴 때 발을 헛디뎌 바닷물에 빠졌는데, 방파제가 없어 고생하는 주민들의 고충을 직접 체험하고 저동항 방파제를 건설할 것을 지시하였고, 다음 해인 1963년 9월에 울릉도민들은 이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모금을 하여 박정희 대통령 순찰 기념비를 항만이 바라다보이는 이곳에 세웠다.


아이고, 숨 막혀라. 한 문장이 왜 이렇게 길다냐... 나는 여기로 옮겨 적으면서 쉼표라도 찍었지만 안내판 원문에는 그마저도 없었답니다. ^^;; 그나저나... 비석에는 '박정희 장군'인데 안내판에는 '박정희 대통령'이라? 그리구 원래 이런 안내판에는 존대어를 안 쓰는 법인데... 하하, 아무래도 이 안내판 쓰신 분이 딸랑딸랑 아부 묘기를 한 재주 좀 부리신 듯? 출세 쫌 하셨겠네? ㅋㅋㅋ


아무튼 대통령권한대행 육군 대장 박정희 장군님께서 배에서 내리시옵다가 파도에 쓸려 그만 물에 퐁당 빠지시고는... 으흠~ 안 되겠군. 임자, 여기 방파제 하나 놓으시오! 분부하신 그 덕택에 여기 이 저동 마을이 동해의 어업 전진 기지가 되었다~ 그런 이야기! 그래서 울릉도 주민들이 하해와 같은 그 성은에 감읍하며 돈을 모아 여기에 공덕비를 세웠다는 감동 무쌍한 이야기군요? 감쏴합니다, 장군님! 충, 성!




오후 4시 반. 내수전 약수터라는 곳도 가보았지요. 저녁 무렵에 하얗게 눈 덮인 산길을 올라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동해 바다에 뉘엿뉘엿 물들어 가는 석양의 낙조가 황홀하기 이를 데 없었답니다.


아무도 없는 눈 덮인 산길!

캬~~ 정말이지 기막힌 정취이더구먼요!

역시 여행은 혼자 다녀야 대자연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 건가 봐요.

아, 물밀듯 밀려오는 이 감동이여! (으~ 외로워라. ㅋㅋㅋ)


(좌) 내수전 약수터 가는 길에 뒤를 돌아보니 경사진 눈길이 낙조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우) 내수전 약수터 입구


그나저나 드디어 계곡 가에 숨어있는 내수전 약수터 발견!

앗! 주변이 온통 새빨갛네? 그럼 철분이 많이 섞인 약수인가 보지? 어디 한 번 마셔볼까?     

오잉? 뭔 물맛이 요렇게 요상하게 좋다냐?

설악산 오색 약수보다 백 배는 더 기똥찬 천연 미네랄 워러!

톡,

톡,

쏘는구먼 그려...      

여기서 이렇게 한 달만 지내면 정말이지 건강 무쌍해질 것 같아요.




어제오늘 몇 시간씩 걸어봤는데, 애고고~~ 헐레벌떡~~

왕년에 설악산을 방방 날아다니던 그 좋은 시절은 다 어디 가고, 흑~ 나, 넘 많이 늙었나봐... ㅜㅠ


근데 금년에 일흔일곱 되셨다는 어르신께서 정정하게, 아니 왕년의 나처럼 여전히 방방 날아다니시는 걸 보면 육체적 나이가 많이 먹는 건 별로 문제가 아닌 듯. 그니깐 혹시 한 나이 한다고 스스로 우울해하는 나그네들이 있다면, 나이 한 살 더 먹었다고 징징대지만 말고 열심히 운동들 하시어용?      


글구, 독도는 동절기에는 토요일만 배가 있는데, 겨울에는 바람이 세고 파도가 거세서 거의 배가 안 뜬다네요? 이번 주 토요일 날 운이 좋기를 기대해 보는 수밖에..      


또 글구, 해발 984m의 성인봉에 꼭 올라보려고 했는데, 요새는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올라갈 수가 없다네요? 그것도 며칠 후 눈이 조금 녹기를 기다려봐야 한다니, 제가 살아 돌아갈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지요? ㅋㅋㅋ




오늘은 정말 몇 년 만에 하루 세끼 밥을 다 먹은 보람찬 하루! 여기 있는 동안은 두 분 어르신 식사하시는데 옆에 슬쩍 묻어서 먹기로 하였는데, 사람이 양심이 있지, 그냥 꽁짜로 먹을 순 없지 않겠어요? 그래서 홍삼(배가 빨간 해삼. 요런 해삼은 구경도 못한 나그네도 꽤 있을 거예요? 크크크) 일 킬로를 저녁 반찬거리로 사갔더니 너무 좋아하시네요? 하하      


가는 정이 있으믄 오는 정도 있는 법!

어르신, 비법으로 담그신 비장의 술을 꺼내 권하시는데,

햐~~ 때깔 기막히네? 어디 한 잔 마셔보자.      


햐~~ 부드럽고 깔끔하고,

햐~~ 목젖을 살며시 축이는데,

햐~~ 세상에 이런 술맛이 다 있다니!

넘 보드라워요~~


어르신, 만면에 득의의 미소를 지으시며 하시는 말쌈 가라사대:

요거이 무어이냐? 정주영이가 김일성이한테 갖다 엥겼다는 복분자 술이여, 복분자!

하루 삼시 세끼 밥 먹을 때 반주로 요거 세 잔만 마셔봐, 최고여, 최고!

쉬이~~ 오줌을 싸믄, 아 글씨 요강이 깨져뿌려, 요강이!

그래서 이름도 뒤집어질 복(覆), 그릇 분(盆)인 거여~~


깔깔깔!!!

근데... 그럼 전 더 마시면 안 되겠구먼요... ㅜㅠ      


이상 울릉도의 첫날 현지 리포트 끝!

담엔 드래곤(드래곤은 내 별명! ^^) 낚시 무용담을 들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비나이다 비나이다, 동해 바다 드래곤 용왕님~

부디부디 이 짜가 드래곤 꼬랑쥐라도 물고서 마니마니 올라올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애고~

별이 무척이나 많구먼요?


촛대바위 방파제에서 바라본 저동↔ 내수전 해안길의 밤. 김재용 나그네 님 작품 협찬.




[ 응원의 댓글 ]     


주해자 (01/09 16:08)     

이야, 스토리가 대단하네염. ^^ 생생감이 팍팍 밀려드네염.

너무 조은 경험을 혼자서만 갖는 거 아니에염? ^^ 그래두 간접체험이라두 느낄 수 있어서 넘 조았어염. ^^    

아참, 그 훌륭한 물을 혼자만 먹으면 탈나여. 긍께 꼬옥 싸가지구 오세염. 조은 건 나눠먹어야 쥐여. ㅋㅋ

전 혼자서 뭘 하는 건 외로버서 시러여. 근데 가이더님은 그걸 즐기시는 거 가타여. 대단하셔여.^^

암튼... 넘 조아 보여여. 꼬옥 살아서 돌아오세여. ^^     

**********************************

사월 (01/09 16:22)     

드래곤 가이더님~ 지금 제 얼굴에 (눈썹 없이) 미소를 감출 수가 없네요. 글을 읽으니 울릉도와 선생님이 그려져요. 더 건강해지신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여전히 외로우신 것도 같고... 외로움을 견뎌내지 못하는 사람은 문학할 자격이 없다는데, 저는 아무래도 아닌가 봐요. 동네 강아지처럼 사람만 보면 반가워서 어쩔 줄 모르니... 작은 배에 배낭 하나 둘러메고 서 있는 선생님 모습이 작은 창문에 감격해하는 선생님 모습이 참 소년 같아요. 나이를 거슬러 올라가는 건가요? 맑은 바람이 선생님을 젊게 만드나 봐요.      


선생님, 그곳의 맑은 정기를 이곳까지 품고 오세요. 그동안 너무 힘드신 모습만 본 것 같아서... 여행을 떠나셨다니, 저도 그냥 기쁘네요. 저도 오늘은 기차를 타고 싶었는데 혼자 가는 게 무서워서... 매일 마음뿐이에요. 여행 다녀오시면 글로 남기실 거죠? 제가 잘 보관하고 있다가 글 쓰신다고 하면 자료로 보내드릴게요.  소설로 써보면 어떨까요? 이번 글을 모아서...

   

별이 너무 많아서 잠이 올까요? 너무 피곤하셔서 곤히 잠이 드셨겠죠?

첫날 현지 리포트라면... 내일은 어디로 가실 건가요? 저는 항상 같은 장소로. 선생님은?




[ 표지 사진 ]

민박집 동지 수원대 김재용 나그네 님 촬영. 작품 협찬을 허락하며 사진 파일을 보내 주었다. 2003.1.8.

이전 01화 프롤로그 - 20년 전의 편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