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옮기는 일주일 기간의 아이 새로운 곳에서 적응을 한다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일이다.
아이가 없던 나였더라면 괜찮았겠지만 아이가 있으니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한다는 것은 부담스럽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회사에 대역죄인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육아도 집안일도 일도 내 공부도 사실 맘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지만 우선순위를 정하며 적응해 나가는 과정인 것 같다. 남편과 아이와 나는 우리만의 합을 맞추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아이 어린이집에서는 휴가 수요조사 가정통신문이 전달되었다.
작년엔 다행히도 남편회사와 휴가기간이 맞았는데 이번엔 목금월화수로 맞지 않아서 멘붕이다.
어쩔 수 없이 월, 화, 수는 보내지만 가족에게 부탁해서 3일 동안 9시 - 4시로 할 수 있도록 등하원을 부탁했다.
회사 첫 출근을 한 날 남편은 퇴근 후 아이를 데리고 회사 근처로 왔다. 첫 출근을 축하한다며 용돈으로 밥을 사주는 그에게 정말 감사했다. 맞벌이를 하고 나서 체력이 떨어지며 남편과 투닥투닥할 일이 많아졌다. 우리에게 1순위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많이 느끼고 있다.
일을 잘하고 있냐며 주변인들의 걱정에 화장실에서 사진 한 장 찍어보내며 괜찮다고 말하며 보낸 사진
회사에는 양치존이 있는데 신기하고 좋아서 사람들 몰래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사실 보면 플라스틱 네모 칸으로 별 것은 없지만 직원들이 평소에 느끼는 불편함을 잘 알고 만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회사가 괜찮다고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퇴근 후 휴식 루틴이 생겼다.
버스로 퇴근하며 1 정거장 먼저 내리고 그곳에서 산책로를 통해 집으로 걸어온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느끼는 는 장점은
1. 푸릇푸릇함을 내 눈으로 담을 수 있는 것
2.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
3. 걸으면서 이것저것 생각할 수 있다는 점
4. 헤드셋으로 노래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는 점
단점은 약 5분 정도 집 가는 길이 더 걸린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남편이 이해해 주었다.
폭풍 같은 맞벌이 적응기이다. 출근을 하니 브런치 발행은 손을 놓는 경우가 많아졌다.
만원 버스에서 블로그 조금이라도 쓰는 사람을 보았다. 글을 매일 쓰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했보았다. 직장을 다니며 육아를 하며 매일 읽고 쓰는 것은 어렵지만 그 어려운 걸 조금씩이라도 해보려 발버둥 치고 있다.
그래도 내가 잘한 것은 피드백은 놓지 않고 매일 했다. 퇴근 후 공부하지 못해서 속상한 날도 있었지만 지금은 적응하는 기간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피드백을 하면 나를 위한 방향성이 조금씩 보이는 듯하다.
다음 주는 운동을 조금 더 해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