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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Dec 31. 2024

2024년을 회고하며

2025년을 기대하며

2024년은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3월부터 취업준비를 시작했고 육아휴직을 끝내고 실업급여를 수령하다가 5월 말부터 다시 일을 하게 되었다.  

다시 출근을 하게 되었다는 설렘을 가졌지만 그와 다르게 아이는 더 자주 아팠다. 처음 걸리는 수족구에 당황하였고 한 달에 한 개의 연차로 연명하는 나 대신 남편이 반차, 반반차, 유연근무 등을 활용하여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회사에 적응하느라 3개월은 무슨 정신으로 살아갔는지 잘 모르겠다. 일을 다시 할 수 있다는 설렘도 있지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컸던 것 같다. 그렇게 평일 칼퇴 후 주말에 잠시 출근하여 업무를 배워나갔다. 누군가는 미련하다고 말할지 몰라도 그렇게 나의 방식대로 적응해나갔다. 


10월 말쯤 임신을 알게 되었다. 사실 기쁨도 있었지만 당황스러움도 컸다. 들어온지 오래되지 않은 회사에서 임신은 모두에게 축복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임신을 입 밖으로 꺼내기까지 굉장히 어려웠다. 그렇지만 입덧으로 뚝뚝 떨어지는 체력에 단축근무가 절실했다. 물론, 노트북을 집에 두고 업무를 치긴 했어도 2시간 아니 1시간이라도 일찍 퇴근해서 누워있다가 업무를 볼 수 있는 것에 굉장히 감사했다.

 첫째 임신과 다른 것은 나의 외모를 빠르게 포기하고 편함을 찾은 것이다. 긴 머리에 뽀글뽀글 파마를 해두었던 나의 머리를 과감하게 싹뚝 잘랐다. 이유는 매일 아침 머리감을 힘이 없었다. 그래서 머리를 잘랐고 기부를 위해서 내가 생각했던 길이보다도 조금 더 잘라서 숏컷이 되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자르고 나서 너무 못 생겨진 것 같아서 속상했다. 배가 빠르게 나오는터라 맞는 옷도 점차 없었고 옷도 후질근해졌는데 화려했던 머리를 한 숟갈 덜어내니 밋밋해졌다. 


머리를 자르고 거의 한 달이 다 되어서 머리를 기부하였고 기부증서를 받을 수 있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 아이들의 아픔에 대해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소아암은 소아에서 발생하는 모든 악성 종양을 말한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아이들에게 가발을 만들어줄 수 있다. 나에게 숏컷이 못생김을 선사했지만 어떤 아이에게는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뿌듯하기까지 했다.


오늘은 2024년의 마지막 날이다.

2024년의 마지막 소망을 아이들이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도 평안한 저녁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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