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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van Mar 19. 2024

초등학교 마무리

캐나다 초등학교 졸업 

이제 5학년이다.

우리 동네가 있는 교육청은 킨더부터 5학년까지가 초등학교 (Elementary school)이다.

이제 5학년까지 마치면 이 학교에 와서 벌써 3년이 흐른 것이다.




다행히 코로나로 인한 학교 폐쇄는 3개월에 그쳤다.

정부나 교육청에서도 매우 많은 고민을 하였으나

아이들의 사회성 함양 및 전반적인 교육의 기회 박탈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학교 오픈을 강행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물론 아이들이 학교를 가야 그 부모들이 일하러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혼자 집에 있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그리고 주로 초등학교는 한 학년에 한두 반 정도이기 때문에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게 서서히 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운이 좋았다.

고작 3개월 데리고 있으면서도 아이가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사회성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었다.

한국은 학교를 오랫동안 열지 않았고 학교에서의 제약도 많았다고 하는데

 여기에서라도 이렇게 학교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다.

학교 전체가 하는 활동 아니고서는 학급 활동에 그리 제약도 많지 않았다.

여기는 무조건 아이들에게는 많은 것을 요구하거나 기대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어렸을 때부터 사회에서 요구하는 엄격한 규율의 잣대를 지우지 않는다고나 할까... 


마스크 착용을 예로 들어보면, 

한국은 어린아이가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시키지 않는 부모를 못마땅해하고

오히려 해외에서 마스크를 안 쓰고 있는 아이들을 불쌍하게 바라보는 여론을 읽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어린아이들에게 억지로 무언가를 시키고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쓰기 싫다 하면 안 써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나조차도 안 쓰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씌어 보냈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이 선생님의 아무런 압박과 제재 없이 제대로 착용하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5학년이 되니 점점 친구들은 성장해 가는 듯 보였다.

학교 앞 놀이터에서 같이 놀던 같은 반에 있는 똑똑하지만 싹수없는 한 중국 친구가

어떤 아이는 anger issue가 있고 우리 아이는 ADHD인 것 같다며 큰 소리로 씨부렁댔다.

얘야. 그렇게 말을 내뱉게 되면 너도 문제가 있는 아이가 되는 거란다.


아이는 ADHD라는 소리를 듣고선 뭔 말인가 갸우뚱하더니 아무 말도 없이 또 애들을 잡으러 다녔다.

(캐나다에서 애들이 가장 많이 하는 놀이는 TAG라고 하는 그냥 무작정 잡기 놀이이다.

우리 아이는 달리기가 좀 느려서 술래를 많이 한다.

이런 것도 아마 이런 아이의 엄마들이 느끼는 혼자만의 슬픔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안 놀 수는 없으니 어쨌든 간에 놀게 하고 혼자 뒤돌아 눈물을 닦을지도...)

그래도 놀 친구가 있는 게 어디냐...

어찌어찌 놀다가 누군가는 삐지고 화내면서 집에 가야 모든 놀이가 끝이 나고 집으로 돌아간다.

 

아이는 보드게임과 체스를 좋아한다.

특히 전략적 보드게임 그리고 한국에서는 할아버지와 장기 두는 것도 좋아하고 여기서는 주로 체스를 한다.

학교에서는 반 친구들과 쉬는 시간을 이용해 주로 한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서는 내가 상대해줘야 하기 때문에 내 체스 실력도 강제 향상된 느낌이다.

코로나로 집에 있을 때는 정말이지 하루 종일 보드게임만 한 적도 있다.

Catan등과 같은 전략 게임은 맨날 내가 아이에게 지는 편이다.

체스는 아이 초등학생까지만 해도 내가 이겼는데 요새 오랜만에 해보면 아이한테 무시당하기 일쑤다.


캐나다 학교는 교과서도 없고 숙제도 없고 공부라는 걸 하는지 잘 모르겠다.

3, 4학년 까지도 정말 색칠공부에 워드퍼즐 같은 것만 하고 왔었던 것 같다.

선생님한테 수업에 대한 설명 한번 듣고

그 후 프린트물을 받아와서 혼자 하고 모르겠으면 개인적으로 친구들이나 선생님한테 도움을 받고

다 못하면 그게 숙제이고... 뭐 대충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그래도 뭔가 그럴듯한 프로젝트 형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는데,

그것을 한 학기 동안 개인적으로나 그룹으로 완성해 나가는 방식이 많아 좋아 보이긴 하다.

캐나다 공립학교에 대한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그리고 내 아이를 한국 학교에서 데리고 나온 나로서는...

뭐 왈가왈부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렇게 악독한 코로나 시절의 5학년을 마치고 각 반마다 따로 졸업식을 하고

(4, 5학년 합반이라 각반의 5학년은 10명 내외)

한 명 한 명씩 교장, 교감, 담임과 사진을 찍고 그 영상과 사진이 이메일로 배달되어 왔다.

살면 살수록 재미있고 신기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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