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시작
2-21) 어떤 사람이 공자에게 "선생께서는 어찌하여 정치를 하지 않으십니까?"라고 묻자 공자가 말했다. "『서경』에 효도란 부모에 대한 효도와 공경이요, 우(友)란 형제의 우애를 말한다고 하였으니, 이 원리를 정치에 펼치는 것, 이것이 곧 위정(爲政) 아닌가? 어떻게 해야 비로소 정치라 할 수 있는 것인가?"
유학에서 국가란 곧 가족의 질서가 확대된 것이다. 따라서 가족관계의 윤리가 정치의 시작이 된다. 유학의 주요 텍스트 중 하나인 『대학』에서는 '천하를 다스리기 위해 우선 나라를 다스려야 하고, 나라를 다스리려면 먼저 집안을 가지런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것도 같은 의미다. 우리는 유독 정치에서만 비도덕성, 야만성, 폭력성을 눈감아주고, 정치란 도덕과 다른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유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자신의 가족 윤리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모든 사람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