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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논어 4월 10일

배우기와 생각하기

by 한가한 늑대
2-15) 공자가 말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미혹되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사람들은 그저 배우기만 즐기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당신 생각은 어때요?"라고 물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겠어요"라거나, "아무 생각이 없어요"라는 식으로 대답하는데 이것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것이다. 공자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망(罔)이라고 말한다. 罔이라는 한자에는 무식하다, 멍하다, 사리에 어둡다는 뜻이 들어있다. 배우기만 하면서 전혀 의심할 줄도 모르고, 스스로 생각하지도 않으니, 이런 사람은 무식하고 멍한 사람이다. 책을 여러 권 읽은 사람보다 한 권만 읽은 사람이 무섭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바로 이런 사람이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저 한 권의 책을 보고, 그것에 대해 생각은 전혀 안 하고, 그것이 진리인 것 마냥 따르는 것이다.


반면에 생각하기만 즐기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현명한 사람이라고 여기면서, 남을 깔본다. 배우지 않고 홀로 생각하면 이 세상 모든 문제는 참 단순해 보인다. 논쟁의 여지가 없어 보이고, 나는 정답을 알고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는 것 같고, 그래서 사람들이 다투는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간단한 것도 모른단 말이야?"

이런 사람들은 혼자 생각하기만 즐기다 보니, 자신의 오류나 틀린 점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남이 지적해 줘도 받아들일 줄을 모른다. 이것이 배우지 않는 것이다. 배우지 않으니 그 사람은 점점 고집스럽고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공자는 이런 사람을 위태롭다 혹은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배우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 양자는 어느 하나 빠트릴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이것은 사람은 두 다리가 없으면 걸을 수 없고, 새는 두 날개가 없으면 날 수 없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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