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과일 詩 두 편

[하루 한 詩 - 006]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겨울 귤(임인규)


벗겨주세요! 벗겨주세요!

망설임 없이 탱탱한 나의 몸

한 겹 벗기고 나면

육즙이 흐르는 달콤한 유혹

당신의 입술에는 침이 고이고

내 벗겨진 몸에

욕망이 이글거리는

입술을 가져오리니

사랑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이미 갈증으로 목마른 청춘들인데…


짜고 짠 세상 맛

겁나게 보아버려

감히 내노라 큰소리 못치고

안으로만 소리 없이 숨겨진

탱글탱글한 나의 터질듯한 육신

속살 가득히 원 없이 터트리는

사랑의 환희

행복하십니까? 저도 행복합니다.

나의 모든 것을 다 바쳐야 만이

비로써 얻을 수 있는

공감되는 사랑의 기쁨

이 한겨울의 갈증을

내가 그렇게 풀어 드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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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크리스티나 로세티)


제가 그리웠나요?

어서 달려와 키스해주세요.

제 상처는 마음에 두지 마세요.

절 안아주세요.

입 맞춰주세요.

나의 주스를 핥아주세요.

당신을 위해 요괴의 과일에서 짜낸 과즙을.

저를 먹으세요, 마시세요, 사랑해주세요.

저의 전부를 가지세요.

저는 당신을 위해 험한 계곡 건너왔어요.

요괴 상인과도 거래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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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과일이라도

나름대로의 독특한 과즙이 있지요.

뜨거운 여름 태양빛 하나 버리지 않고

달콤한 맛 만들어내는 요술에 감탄할 뿐

입에 넣기 바쁠 뿐

욕심 많은 중생의 사랑에 비할까?


그래도 사랑에 빗댄 한 줄의 글이

귤같이 상큼한 청량제가 되기를~

요괴 과일의 과즙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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