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 빗소리(박형준)

[하루 한 詩 - 197]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내가 잠든 사이 울면서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여자처럼

어느 술집

한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거의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술잔을 손으로 만지기만 하던

그 여자처럼

투명한 소주잔에 비친 지문처럼

창문에 반짝이는

저 밤 빗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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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과 빗소리는

제법 어울리는 복식조다.


창문만 두드리는 망설임

소주잔을 만지작거리는 가녀린 손은

말로 다 못 하고 지문으로 남긴다.


사랑한다는 말도

좋아한다는 말도

모두 소주잔에 담아

말없이 마실 뿐

내뱉지 못한다.


그리움도 사랑도 모두

창을 타고 내리는

빗물에 쓸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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