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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5. 2024
I do like these brunches.
아점 말고 나뭇가지 좋아하는 줄
호주에서 만난 친구들의 연령은 정말 극과 극이다.
Twenties 이십 대
[트웬티즈] 수영장의 그녀는 갓 스물을 넘긴 사회 초년생, 처음 방문했을 때 "안녀엉 하세여우"해서 깜짝 놀랐다. "Can you speak Korean?" 한 눈을 찡긋하면서 쪼금 배웠단다. 손을 흔들며 "잘 가여우-" 하는 것과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것이 한국인의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실제 이 숙여서 하는 인사란,
M: Hello, I'm **. It's first time here.
T: Oh, nice to meet you. Have you ever done yoga?
M: Yes, in Korea. Nice to meet you. (bow bow)
T: Oh, you keep bowing down. Ahaha
M: Ah, sorry, thank you (bow bow)
나: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온 **이에요.
쌤: 아, 반가워요. 요가해 본 적 있나요?
나: 네 한국에서요. 반갑습니다.(고개 숙이며)
쌤: 아 계속 숙여서 인사하는군요. 아하하
나: 아하하 미안 미안 고맙 (계속 고개 고개 숙임)
양반다리와 세배의 민족이란멈춰야 하는데 자꾸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네네, 아예, 아이고 반갑습니다, 좋아요 그럼요. 이런 많은 상황에서 우리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 습관적인 태도를 새삼 깨닫는다. 가령 선생님께 "Teacher!"이라고 하지 않고 이름을 부르거나 "Mr. oo"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러면 된다고 들었는데 그게 잘 입에 붙지 않는다. 일단 티처-하고 말하게 되는 이 느낌적인 느낌.
이 인사를 이십 대 그녀가 한다. 우리가 들어서면 숙여서 안녕하세요- 우리가 나가면 또 숙여서 잘 가요- 한국 부대찌개를 사랑하는 그녀.
Seventies 칠십 대
[세븐티즈] 스포츠센터의 그들은 노인이 아니다. 나보다 유연하고 나보다 체력이 좋으며 나보다 생생하다. 마치 우리나라 구립복지체육관 수영 새벽반 어머님들 같다. 요가하고 줌바하고 수영도 하시는데 저녁에 다시 필라테스하러 오신다. 나는 하루 2개 이상은 못하겠는데. 그들과 일상을 나눈다.
T: Let's sit like this.
I know it's hard. Try it.
It's good for stretching.
M: It's easy for Koreans.
It looks hard for You guys.
F: Oh, then Koreans always stretch.
쌤: 자 이제 이렇게 해서 앉아 봅시다.(양반다리 자세)
어렵죠. 시도해 보세요. 스트레칭에 좋아요.
나: 이거 한국인은 쉬운데. 다들 힘들어 보이네요.
누군가: 오 그럼 한국인은 늘 스트레칭을 하는구나!
바닥에 잘 앉는 민족이란몰랐다. 양반다리로 늘 스트레칭하는 한국인이라니. 우리는 유연한 민족이었나. 여기 호주분들은 양반다리를 못해서 다들 기우뚱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고 난리다. 우리도 허리에 안 좋다며 좌식에서 입식으로 많이 바뀌고 있지만, 나 오늘 양반다리로 완벽하게 스트레칭 보여준 사람. 평일 오전 9시 30분의 요가수업은 우리나라처럼 어머님들이 많다. 그중에서 B는 모두와 친한 인싸 할아버지다.
M: How are you? I hope you feel better tomorrow. Have a nice evening.
[하우아유? 아이 호웁 유필베터 투모로우. 헤브어 나이스 이브닝]
B: I'm fine. It will heal with time. See you tomorrow. I do like these brunches with lovely girls!
[아임 파인. 잇 윌 힐 위드 타임. 씨 유 투어로우. 아이 두 라이크 디즈 브런치즈 위드 러블리 걸즈]
좀 어떠세요? 내일은 좀 나아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저녁 보내세요.
괜찮아요. 시간이 지나면 나을 거예요. 내일 봐요. 나는 사랑스런 소녀들과의 브런치가 정말 좋아요.
*do like: 이게 처음에 이상했다. 옆집 아저씨도 She does like chicken! 이라는데 동사를 2번 써서 오타인 줄. 그러니까 < do(does)+동사 >라고 하면 그 동사를 강조한다. 그녀는 치킨을 진짜 좋아해! / 브런치 모임 너무 좋아!라고 표현한 것!
아, 어떻게 아셨지, 애들이랑 앞마당 막 정리하고 들어오던 차인데. 그렇다. 브런치가 나뭇가지(branch 브랜치)로 보였다. 왜 러블리 걸즈(Lovely girls)는 딸들이란 말인가. 러블리하지 하지 않게 사춘기 중인데.
할머니들과 함께 하는 금요일 브런치 모임을 걸스(girls)라고 농담하신 거다. 내일 나도 "브랜치 주우러 가자는 줄 알았어요." 하면서 함께 웃어야지. 그리고 내일은,
사춘기(adolescence 애덜레선스 Puberty 퓨버티)
베어풋(bare foot 맨발-호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보건(bogan-Someone who’s not very sophisticated 서피스터케이티드 세련되지 않은)
에 대해서 여쭈어야지. 금요 브런치 멤버가 된 나는 주로 평소 궁금했던 걸 그와 그녀들에게 묻는다. 지난주 주제는 와일드 라이프(Wild life)였다. 동네에서 만나는 뱀, 바다에서 만나는 상어, 악어 보러 갔다가 사라진 아이들. 그렇다, 여기는 호주 야생이 가득한 퀸즐랜드이다.
모형인 줄 알았는데 입을 벌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