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줄 왼쪽부터 1967, 1982, 1995, 2001, 2005, 2007, 2013년도 동전
여기는 호주인데 왜 영국여왕이 호주 동전 뒷면에 있지? 이것이 20년 전 나의 첫 의문이었다. 영국인이 많이 이주해 왔다는 것은 알았지만 영연방의 개념을 잘 알지 못했다. 다른 나라의 여왕이 왜?라는 의문과 더불어 그 여왕과 로열 패밀리에 호주 사람들은 무척이나 관심이 많구나 싶었다.
호주의 통화법에 따르면 현재 군주의 초상이 반드시 동전에 표시되어야 한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2세는 사망했지만 그때에 만들어진 동전들은 위 사진과 같이 유통되고 있다. 여왕이 돌아가시고 2023년에 새로운 왕 찰스 3세의 얼굴이 그려진 동전이 처음으로 나왔고 2024년도 계속 나올 예정이라 한다.
자 다시 위의 사진을 보자. 모두 여왕이지만 사뭇 다르다. 물론 일단 색깔과 크기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보통 누런색이 더 값어치가 높은 1 dollar [달러] 또는 2달러이다.(작은 것이 2달러) 그리고 은색은 센트 cent로 우리나라 1원짜리 동전처럼 제일 작고 얇은 것이 5센트 다음은 10센트 20센트로 커지며 50센트가 가장 크고 무겁다. 그럼 동전이 가진 값어치와 상관없이 윗줄과 아랫줄을 보자. 여러분은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모두 ELIZABETH II-엘리자베스 2세이지만 1900년대에 나온 동전은 젊은 여왕의 초상이, 2000년대의 동전에는 나이 든 여왕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안에서도 비슷하지만 점점 더 나이가 들어가는 여왕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궁금한 분을 위하여 위 동전들의 반대편도 아래 올린다. 여기엔 5cents의 Echidna에키드너-바늘두더지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마스코트/10cents의 Lyrebird라이어버드-호주의 전통새로 꿩과 유사하며 동전 우표 등 다양하게 이미지 사용/50cents 구 동전은 Commonwealth Games기념화 현 동전은 캥거루와 에뮤가 있는 호주 국가 문양을 담고 있음)
잠깐, 호주는 영국과 다른 나라인데 같은 군주의 초상이라면 그러면 두 나라의 관계는?
앞서 말한 호주의 역사처럼 영국인들이 거대한 호주땅을 발견하고 이주해서 옴에 따라, 호주에는 영국식 영어는 물론 영국에서 온 사람과 문화가 곳곳에 자리 잡게 된다. 누군가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듯, 그들은 영국을 생각하며 그 문화를 공유하겠지. 투움바에서 본 예쁜 정원 꾸미기 대회처럼 말이다.(정원을 가꾸는 것은 영국 사람들에게 중요하다 들었다.)
여기서 '영연방'이란 영국 연방 국가를 말하며 영어로 Commonwealth of Nations [커먼웰스 오브 네이션즈]이다. 호주의 공식적인 국가명은 commonwealth of australia 유니언잭이라 불리는 영국 기와 유사하거나 그 문양을 포함한 국가 깃발을 가지고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 피지 모두 영연방에 속한다.
나를 포함한 호주의 많은 사람들이 커먼웰스 은행 commonwealth 계좌를 사용하고 있어서 그 단어 뜻에 크게 괘념치 않았는데 결국 이것은 '영국연방은행'인 것이다. 영국 연방 국가들은 현재 50여 개( 가입을 하거나 탈퇴하거나 다시 가입하는 등 계속적 변화)로 모두 영국의 왕을 수장으로 두며 상호협력한다. 쉽게 말하면 영국이 자신들이 차지한 영토들을 모아서 영연방을 만들고, 각기 다른 나라로 독립하여 자치하게 하되서로 간의 유대와 존중, 실질적 협력, 비자 통화 무역 등 상호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왕(여왕)이 모든 나라의 원수이지만 각 나라의 총독과 총리가 정부 체제에서 역할을 한다. 먼저 총독은 국가 원수를 대표한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영연방의 많은 나라를 순방하지만 워낙 나라가 많다 보니 각 나라에서 총독 Governor-General이 왕(여왕)을 대표하여 승인 임명 등의 상징적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총리 Prime Minister는 정부의 최고 지도자로 내각을 이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돌아가셨을 때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 쉬지 않고 여러 나라 특히 연영방의 국가들을 방문하는 모습이 이제 좀 더 이해가 된다.
그 Queen [퀸]의 1.퀸즐랜드(Queensland-주도 브리즈번)인 것이다. 영국 여왕 빅토리아를 기리기 위해 퀸즐랜드로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실제 빅토리아 여왕은 호주의 여러 주를 하나의 연방으로 통합하고 호주 헌법의 기반을 마련하며 정치 경제 사회적 발전을 이루는 등 호주의 국가적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여왕의 거대한 힘이 이 드넓은 땅 중에서 날 좋은 땅 퀸즐랜드의 이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퀸즐랜드는 호주 동쪽 그리고 적도에 더 가까운 북쪽의 땅으로 주요 도시가 브리즈번이다. 안 그래도 커다란 땅 호주는 대한민국의 77배, 퀸즐랜드만 해도 대한민국의 18배다. 여기 산다고 해도 쉽사리 퀸즐랜드를 한 바퀴 돌 거야-라고 말하긴 어렵다.
6개 주와 2개의 테리토리
나머지 주들도 못지않게 커다랗다. 2.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 Wales-주도 시드니)는 역시 동부 해안의 퀸즐랜드 아래쪽에 위치하며 영국 뉴사우스 웨일스에서 유래했다. 거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3.빅토리아(Victoria-주도 멜버른) 역시 이름이 빅토리아 여왕을 기리는 것임이 느껴진다. 거기서 옆으로 중앙 쪽과 남부해안을 안고 있는 4.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South Australia-주도 애들레이드) 서쪽 해안을 모두 안고 있는 5.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Western Australia-주도 퍼스) 그리고 제주도처럼 아래도 떨어진 작은 섬 6.태즈메이니아(Tasmania-주도 호바트)가 있다.
여기서 잠깐, 여러분은 이미 발견하셨을까? 호주 땅 위쪽인 북쪽이 6개 주에 들어와 있지 않다. 이곳은 7.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주도 다윈) 곧 북쪽 영토로 대형 바위인 지구의 배꼽 울루루가 있다. 도시와 생활이 해안가에 발달한 호주에서 6개 주에 비해 사람이 살기 척박한 사막지대와 적도에 가까운 호주 북쪽이라고 볼 수 있다. 호주를 말하는 Outback [아웃백]이 바로 사막의 붉은 땅이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다. 저 그림에서 안 보이는 건 너무 작아서이다. 아래처럼 확대해 보면 바로 뉴사우스웨일스 안에 A.C.T가 있다. 8.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 바로 '호주 수도 특별구'인 것이다. 이 2개의 테리토리인 노던 테리토리와 ACT는 '주'에 비해선 규모나 인구가 적지만 별도로 분리하여 운영한다. 가령 수도특별구에는 연방 정부의 중심이므로 국회의사당과 국가기관 및 국립 미술관과 박물관 등이 자리한다. 물론 이 외에도 호주 땅 주변의 작은 섬들도 호주 자치령으로 소속된다.
또 하나의 준주 ACT는 확대해야 보인다
이 광활한 땅에서 살면서 아침 뉴스를 볼 때마다 테리토리는 왜 캔버라는 왜 여왕과 국왕은 왜 하고 궁금했기에 이번 기회에 하나씩 짚어본다. 내일은, 이 연재의 마지막으로 호주는 왜 호주인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호주를 통한 영어 공부는 계속되겠지만 일단 2월을 끝으로 지금의 연재는 1부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