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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탈 Sep 06. 2024

즐거움은 모두의 몫

어른이 더 즐겁다.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행복은 주관적이고 그에 이르는 길도 각자의 선택이다. 행복에 객관적 기준이 있다고 믿거나 행복이 주어지는 것이라 믿는다면 행복은 그의 몫이 아니다. 행복이 거창하거나 난해할 필요도 없다. 쉬운 것부터 시작하자. 먼저, 주변에서 즐길 거리를 찾아보자.


루지 체험장을 찾는 고객군을 분류해 보면 가족, 연인, 친구, 동료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중 학생 단체를 제외하면 성인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물론, 주말에는 가족 단위가 많아 어린이 비율이 높아지지만, 주중에는 성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이다. 의외다. 바퀴 달린 썰매를 타고 산속 도로를 달릴 뿐이데 성인이 즐겨 찾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즐겁기 때문이다.


연인이나 이성친구는 목적이 분명하니 설명할 필요도 없다. 굳이 한 가지만 첨언하자면 누가 기획했건 효과 만점이란 것이다. 그 외 성인만으로 구성된 모든 집단은 동심을 자극하여 즐거움을 맛보기 위함이 분명하다. 그 명확한 예가 바이크족이다. 멋들어진 차림의 바이크족들이 루지체험장을 찾아 모두의 시선을 빼앗는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모두가 상상하는 그 모습이다. 필자도 한때 오토바이를 즐긴 경험이 있기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아찔한 모험과 스릴을 즐기는 바이크족들이 이곳을 찾다니 다소 의외다. 하지만 이들이 루지를 타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낄낄 깔깔 그 자체다. 루지란 놈이 바이크에 비하면 굼벵이 속도에 불과할 진대도 하나같이 즐거운 소동을 일으킨다. 동심을 소환하여 즐겁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예가 동창 모임이다. 주로 나이가 지긋한 그룹이 많은데 체통 다 벗어던지고 즐거워한다. 나이나 성별이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연식이 60은 너끈히 되어 보임직한 친구들끼리 '루지'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학창 시절로 돌아간다. 이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직장 단체도 마찬가지다. 그룹의 특징은 약간의 위계가 존재하고 저마다 사심이 은근슬쩍 엿보이지만, 그럼에도 동심을 품고 다 함께 루지를 타다 보면 사심은 잠재우고 즐거움은 증폭된다. 뭐, 가끔 한잔 걸친 표가 역력해 보일 때도 있지만 심하지 않으면 조심하란 당부를 남기고 못 본 체한다.


필자는 건배사를 '우리 모두 행복합시다!'라고 말한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모임이 아니라면 예외가 없다. 우리 삶의 궁극의 목표는 행복 추구라 믿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인간사 모든 행위가 행복하기 위한 투쟁이지 아니한가? 사랑도, 명예도, 사업도 그 외 어떤 것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행복하려면 먼저 즐거움을 찾으라.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기쁜 느낌이나 마음이 즐거움이니, 치악산 품속에 안겨 루지를 타고 달리며 어른의 의무를 무장해제 시키고 동심으로 돌아가 보시라. 즐거움은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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