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남녀 간 관계는 친구 아니면 연인이기에 준비한 조언도 두 가지면 충분하다. 가끔 남녀 서로가 생각하는 관계가 다른 경우도 존재하긴 하다.
주말의 분주함을 뒤로하고 평일을 맞아 루지체험장에 여유가 감돈다. 직원들도 물론이지만, 주중에 체험장을 찾는 고객들 저마다에서 충만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주중에도 다양한 조합의 팀들이 존재하지만 가끔 남녀 한두 쌍만으로 구성된 팀을 맞이할 때가 있다. 필자 입장에서는 가장 신나는 조합이다. 딱히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들에게서 전해지는 밝은 기운이 경쾌하게 전해진다. 이럴 때는 안전교육도 구성을 달리한다. 마치 필자가 받은 맑은 기운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듯 말이다.
이들과 마주할 때는 안전교육 첫마디가 질문으로 시작된다.
"두 분 어떤 사이세요?"
망설임 없이 답을 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대게는 "친구? 연인?"이라는 질문을 기다렸다 반응을 한다. 그간 경험에 비춰보면 연인이라는 대답이 90%를 넘지만, 친구라 답한 쌍도 이미 친구와 연인 간 경계를 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쨌거나 대답을 듣는 즉시 다음 멘트를 날린다.
"두 분에게 인생 선배로써 조언 하나 해도 될까요?"
마이크를 끄고 육성으로 질문을 던지고 끄덕임을 기다린다.
"연인이라 하셨죠? 남자분 혹시 '잡은 고기 이론' 아세요?"
"아니요."
'잡은 고기 이론'은 한번 손에 넣은 것을 더 이상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심리를 설명하는 이론인데 이때 요긴하게 사용한다.
"남성분 잘 들으세요. 낚시로 힘들여 잡은 고기 관리에는 소홀하고 또 다른 고기를 잡는데만 집중하다 보면 잡은 고기도 놓칠 수 있답니다. 잡은 고기에 집중하세요. 이 편이 힘도 덜 들고 비용도 적게 든답니다. 효율적이란 말이지요. 명심하세요."
환한 미소와 함께 "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물론, 듣고 있던 여성도 홍조 띤 환한 미소를 발산한다.
친구라 답한 쌍에게는,
"남성분 잘 들으세요. 남자가 여자친구의 물건을 훔치면 도둑이 되지만, 여자친구의 마음을 훔치면 연인이 될 수 있답니다. 루지 타면서 여자친구의 마음을 훔쳐보세요. 도착할 때쯤 친구가 연인이 되어있을지도 모릅니다."
필자도 어디서 읽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이 멘트는 효과 만점이다.
역시 밝은 미소와 함께 큰 소리로 '네'라는 대답이 되돌아온다.
묻는 자나 답하는 이 모두 유쾌하다. 그런데 가끔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듣게 될 때가 있다. 동시에 답을 하는데 남녀 대답이 상이한 경우다. 남성은 대부분 '연인'이라 답하지만 여성은 가끔 '친구'라 오답을 내놓는다. 이럴 때 당황하면 초짜다. 망설임 없이 당연하다는 듯 여성의 답을 기준으로 위 후자의 멘트를 사용한다. 반응 역시 위와 동일하다.
청춘,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다. 청춘이여 서로 죽도록 사랑하라. 설령 훗날 그 사랑이 깨진다 해도 온 마음을 다해 진하게 사랑하라. 커피와 사랑은 진할수록 여운이 짙게 남는다. 그만하면 족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