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ustin Seo Aug 29. 2022

왜 LG CNS는 전공불문 채용을 없앴을까?

I 기업은 철저한 이익집단이다 I

LG CNS는 LG그룹 계열 IT서비스 업체로, 삼성 SDS, SK C&C와 더불어 시스템 통합(SI) 업체 Big3로 불리며 특히 SW기업 매출 규모로 4위에 랭크되어있는 대기업이다. 소프트웨어(SW) 개발,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플랫폼 구축, 클라우드 기술 연구 등 빅데이터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대표하는 IT기업인 LG CNS에서 전공 불문 채용을 한다고 하여 한때 큰 이슈가 되었다.


실제로 2013년 입사를 했던 직원분께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3년도에는 LG CNS에서 전공 불문으로 개발자 직무에 신문방송학과, 철학과 등 프로그래밍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전공 직원들을 채용했다고 한다. 이후 곤지암에서 비전공자는 1달의 코딩 교육을 그리고 전공자의 경우 코딩마스터가 되기 위하여 1년간 교육시켰다고 한다. 왜 전공 불문으로 직원을 채용했을까가 궁금해서 물어봤다. 그 전말은 이러했다.


IT업계에 있는 업체다 보니 공대 중에서도 코딩을 주로 다루는 학과의 전공자들이 입사를 많은 했다고 했다. 주로 컴퓨터공학, 산업공학/시스템, 정보통신, IT 유관 전공, 전자/전기공학과 졸업생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컨설팅 업무의 기초인 타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다소 부족함을 느꼈다고 한다. 사실 컨설팅 업계야 말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분야임과 동시에 협력업체와 발주처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공대생 그중에서 프로그래머 위주의 팀원들이 많다 보니 소통에 있어서 많이 부족했고, 힘들어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문계 졸업자를 뽑아서 한두 달 코딩교육을 받게 하여 발주처의 니즈를 파악하는 역량을 기른 뒤 팀에서 소통창구가 되는 직원으로 성장하기 바랐다고 한다.

그렇게 한두해 흘러갔고 어느덧 LG CNS 개발자 중 30% 이상이 인문사회계열 전공자가 되었고, 앞으로도 이렇게 흘러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경기가 어려워지고 코딩과 프로그래밍이 전문화가 되기 때문이었을까. 요즘 다시 LG CNS에서는 전공 불문이 아닌 전공자만 채용을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채용에서도 전 전공을 뽑는다고 했지만, 사실 우대 전공이라 하여 기존에 채용하던 공대 위주로 돌아갔다.



왜 LG CNS는 인문계생 채용을 뒤로한 채
과거로 돌아갔을까?



사실 LG CNS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기업활동에 유리한 직원을 뽑아왔다고 나는 생각한다. 기업이란 모름지기 영업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기에 지원자 개인별의 생산성을 따져보며 채용을 진행한다. 비전공자라고 하여도 전공자보다 더 유능하다고 생각이 된다면, 더 효율적인 인원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기업은 채용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째서 비전공자가 LG CNS란 기업에게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었을까?  


지난 2018년 LG CNS의 채용에 관한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인문사회계열의 전공자라 하여 직무연관성이 낮은 전공자라 할지라도, 지원자가 IT 분야 직업을 가지기 위해 그동안 준비해온 과정과 직무에 대한 열정이 중요하다고 인재확보팀장이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 사례로 인문계 개발자를 예로 들었는데, 철학과 전공생이었지만 데이터 분석 복수전공 지원자였고 이 지원자는 대학 시절 컴퓨터 동아리 활동으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고 이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올린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전공과 상관없이 지원자가 보유한 직무 역량과 잠재력이 높아 채용된 것이다. 그리고 인재확보팀장은 말했다. "자기 비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지원자에게 믿음이 더 가게 된다"라고 말이다. 사실 그들은 전공 불문이라고 했지만 해당 분야 전문가이면서 비전을 가지고 있는 지원자를 채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배를 만들려면
배 만드는 기술을 알려주기보다
바다를 동경하게 하라.


라는 말처럼,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이 많고 또 경험이 있는 인문계 직원을 채용한다면 소통에서도 그리고 팀원들과도 잘 어울릴 것이 분명하지 않을까? 누구보다도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애쓰지 않을까? 기업은 동물이 사람보다 더 효율적이라면 동물을 가르쳐서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절대 표면적인 기사와 자극적인 언론들을 믿어서는 안 된다. 위의 사례와 같이 결국 인문계 학생이라 하더라도 현재의 대세적인 흐름인 공과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학생이라면 기업에서는 해당 학생을 구태여 원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러 기업에서 인문상경계열의 학생을 뽑지 않는다고 좌절을 하기보다. LG CNS '18년도 철학과 입사자처럼, 본인이 원하는 것을 찾아서 그것에 대해 깊게 탐구한다면 기업은 그 부분에 대해서 관심 있게 생각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저자도 공대생으로 입사하였지만 꾸준한 외국어 및 마케팅 공부를 하면서 해외영업이란 꿈을 위해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대기업의 해외영업 및 마케팅 담당을 하고 있지 않겠는가.


지금이라도 늦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본인만의 비전을 만들고 구체화시켜서 자신만의 길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인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취직과 이직의 스트레스로 인해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기업에 입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노력해온 여러분들이기에 타협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그 노력들이 빛을 발하기 위한 적당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루빨리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조급함보다는 집 근처 산책이나 뒷산에 올라가서 조용한 경치를 바라보며,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재정비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현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 웨인 다이어 -





이전 02화 왜 금융업계에서 공대생을 선호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