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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량 Oct 26. 2024

출근의 고통 줄이기

파워 i 기획자의 아홉 번째 이야기

출근팁을 써보기로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팁이라고 할 것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출근이 너무 싫은데, 어떻게 팁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ㅠㅠ.. 내가 너무 출근하기 싫을 때, 사수분들께서 말씀해 주신 팁들을 하나 둘 공유해보고자 한다.


10년 이상 사회생활을 했는데, 더 이상 회사생활이 하기 싫다면, 외제차를 사는 게 좋다고 진지하게 권하시던 분이 계셨다. 남편들(?)이 회사 다니기 싫어할 때, 대대손손(?) 내려오는 비법이라고 나에게 살짝(?) 말씀해 주셨는데, 그때는 무슨 내 형편에 외제차람.. 하고 말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일리 있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순진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때, 나도 언젠가 한강뷰 아파트도 사고, 520D도 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생에 가능할지 모르겠다. 조금 돌려 말하면 내가 좋아하는 비싼 사치를 해도 괜찮다는 위로의 말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두 번째 팁은 그냥 회사 그만두라는 조언이었다. 이 말씀을 해주신 사수분도 너무 회사 다니기 싫지만, 이 회사 아니면 우리 가족이 먹고살 수 없고, 회사와 상사, 내가 만나는 동료와 관계자들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받아들이고 회사를 다니신다는 이야기였다. 아니면 대표가 되어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난 한 번도 대표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 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징징(?) 거려서.. 돌려서 하신 말씀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세 번째 팁은 자아는 침대에 두고 나와야 한다고 말씀해 주신 팁이었다. 내 주장이 강하고, 여기저기 부닥치고 있을 때 말씀 해주신 팁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상대의 입장도 조금 더 생각할 수 있게 한숨 돌리고 일하라는 말씀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이직도 많이 하고, 울기도 많이 울고, 팀도 참 많이 옮겼었는데, 나이 드니 분수(?)를 알고 철이 드는지, 요즘은 앞으로 뭐 하지 하는 생각이 더 많은 요즘이다. 싫고 불편한 사람이 있어도 그럴려니, 나도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사람이겠지, 조심해야겠다 하고 말게 되고, 친한 동료들과 맛있는 거 먹고 수다 떨면서 괴로움(?)을 풀기도 하고, 기분이 가라앉으면 잠깐 바람 쐬러도 나가고, 커피도 사 오고, 간식도 사러 가고, 중간중간 스트레칭도 잘해주고..


너무 회사 가기 싫어서 잠이 안 오면 그냥 신나게 놀아버리거나, 운동량을 좀 더 늘려보거나, 수면시간도 조정해 보고, 새로운 취미도 찾아보고, 여행도 가보고, 뭐 때문에 힘든지 적어보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하소연도 해보고.. 이것저것 해보다 보니 나를 좀 더 잘 알게 되기도 했고, 잘 챙기는 방법도 알게 된 것 같다.


가장 좋은 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는 복이 아닐까, 회사 생활 해보니 그런 복이 잘 오지도 않고, 오래가지도 않는다. 좋은 일도 그럴려니, 나쁜 일도 그럴려니 하는 평정심을 점점 키워 나가는 게 회사 생활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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