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고 싶지 않은 것

20240611 스물세 번째 글쓰기

by 김한량

첫 번째로 떠오른 건 건강이다. 복싱하다가 무릎을 다친 이후로 제약이 많이 생겨서 이리저리 우울했었다.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달리기도 할 수가 없었고, 재활 초반에는 걸을 때도 아파서 진짜 너무나 속상했었다. 이러다 잘 걷지도 못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기분이 왔다 갔다 하고, 수영할 때도 통증이 있을 때는 아찔기까지 했던 것 같다ㅠ 다행히 꾸준한 재활 운동과 까주스 챙겨 먹기까지 하며 좀 더 건강한 삶을 살게 되었지만, 그래도 무리하면 삐걱 거리는 무릎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기는 한다.


두 번째로 떠오른 건 우리 고양이들이다. 사람의 수명보다 6-7배는 빨리 사는 아이들이라, 어느덧 70-80대에 접어들었다. 잘 뛰던 아이들이 자는 시간이 늘고, 먹는 양도 줄고, 흰 털이 많아지는 걸 보면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 내 곁에 있고, 나를 사랑해 주는 아이들에게 늘 감사하다.


세 번째로 떠오른 건 하남 라이프다. 2년 전 집값이 폭등하여 우연히 집을 보러 왔다가, 동네가 마음에 들어 바로 계약을 했었다. 아침마다 보이는 멋진 풍경과 공기, 한적한 매력에 가능한 이 동네에 오래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3년 전 해남에 일주일 지내다 왔을 때, 너무 좋아서 거기서 뭐 먹고살지를 고민했었는데, 여기선 지하철 타고 회사를 갈 수도 있고, 산책로 따라 산도 강도 구경하고, 웬만한 펜션들이 있는 동네처럼 한적하기도 하고.. 여기 공기에 적응된 이후로는 지하철 타거나 서울 갈 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공기가 너무 갑갑함을 느낄 정도이다, 시골 친구들이 서울은 너무 시끄럽고, 공기가 나빠서 못살겠다고 하는 말이 이해가 안 됐는데, 요즘은 그 말이 부쩍 생각이 난다ㅎㅎ


적고 나니 세 가지나 나에게 소중한 것이 있었구나 싶다. 또 이렇게 나를 알아가고, 발견하고, 기록하고, 되새기는 이 시간에 더욱더 감사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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