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내년이면 초등학교 가네~"
"악~ 어른들은 맨날 그 말만 해."
"지겨워~"
요즘 7살이 끝나가는 쌍둥이들이 매일 듣는 말이다.
7살임을 밝히면 진짜, 어른들은 거의 100프로? 저 말을 한다.
그렇다.
이제 곧 내 모든 아이가 초.등.학.생 이 된다.
큰 아이를 입학시킨 경험이 있지만
막상 시간이 다가오니 분주해진다.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해야 한다.
문제는 두 명이다. 두 명을 준비시켜야 한다.
아내가 최근에 이직한 곳에서 하는 업무가
상반기에 많이 바쁘고 업무강도가 높다고 했다.
쌍둥이 입학하는 3월엔 가장 바쁜 때라
걱정하는 아내를 보니 내 마음도 바빠진다.
머리가 복잡한 나를 위해서 입학 준비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찌 입학하며 들은 것, 생각난 것, 어디서 들은 것 등 잡다하다.)
1. 공부
7세부터 어린이집에서 한글, 수, 영어를 배우고 있다.
(1) 한글 : 일단 어느 정도 읽고 쓰기가 가능해야 한다.
요즘 어린이집은 받아쓰기도 시험을 본단다.
#1
둘찌: (기분 좋게) 아빠 나 100점!
셋찌: (가라앉은 목소리) 오늘은 60점..
#2
둘찌: (기분 좋게) 아빠 나 100점!
셋찌: (흥분) 나도 100점!
점수를 안 듣고 목소리만 들어도 점수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쌍둥이는 공부를 기대 안 했었다.(뭐 더 커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학부모 상담 때 둘찌가 받아쓰기는 거의 100점이라고 알려주셨다.
셋찌도 오락가락하지만 평균 이상이라고.
의외긴 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2) 수학 : 100까지 알면 될까?
수학의 기준은 사실 잘 모르겠다. 숫자 어느 정도 알긴 한다.
첫찌가 자꾸 동생들에게 어려운 문제를 낸다.
첫찌: 17+13=
둘찌: 9!
셋찌:10!
나: 어렵잖아! 쉽게 내!
첫찌: 알았어~ 6+3은?
셋찌: 9?
첫찌: 정답 6+4는?
셋찌: 10!
둘찌: 9!
첫찌: 10이 정답이야.
둘찌:(시무룩) 힝~
첫찌 덕분에 알게 되었다.
10 이하의 덧셈까지는 가능하다는 사실..
둘찌는 약간 헷갈리는 것 같다.
숫자를 읽을 수 있는데,
쓰는 건 아직 잘 안된다.
갈길이 멀다.
(3) 영어
첫 영어를 접해보는 단계
학습보다는 영어와 친해지기 단계라 알파벳 아예 모름
흐음.. 어린이 집에서 배우는데 발음을 알아듣기 힘들다.
그런데 엄청 재밌는지 배운 노래 등 흥얼거리곤 한다.
첫찌가 가끔 가르친다.
이 아들은 자꾸 가르치려 한다.
웃긴 게 쉬운 문제를 맞추면 어려운 문제를 낸다.
첫찌: cloudy가 뭐야?
둘찌: 구름 낀!
첫찌: 음.. 그럼 earth가 뭐야?
둘찌:?
나: 애들이 알만한 걸 내야지!
어린이집 영어 선생님이 날씨 알려줘서 한창 sunny, cloudy 할 때인데,
갑자기 다른 단어를 물어본다.
2. 생활편
(1) 혼자 똥 닦기(제일중요!!!!!!!!!!!! 별 5개)
초등학교는 선생님이 화장실을 안 따라가니 해야 한다.
조금씩 해야 한다고 알려주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시키지는 않는다.
둘 다 시키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혼자 해보려 한다.
셋찌가 더 적극적인데 잘 되지는 않는다.
셋찌: 똥. 다.눴.어.요!(꼭 끊어서 말한다. 왜지?)
나: 닦아줄게.
셋찌: (휴지를 마구 구기며) 내가 해볼게.
나: 아니 휴지를 펴서 닦아야 돼.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는 내가 해준다.
(2) 혼자 목욕하기
머리가 길어서... 머리 감는 것만 빼고는 혼자 잘한다.
난 긴 머리 혼자 감아본 적 없으니.. 이 과제는 엄마에게 토스!
(3) 젓가락질
정석을 가르치려 생각은 하지만, 두 명을 다 가르치려니 벅차서 미루고 있다.
뭐 일단 먹을 수 있으니 괜찮다.
(4) 혼자 지퍼 잠그기
혼자 할 수 있기는 하다.
계속 시켜야 되는데, 등원 시 급하니, 훅 해줘 버린다.
3. 준비물
가방, 실내화, 필통, 연필, 학용품 등 다 두 개씩 사야 한다.
가방은 같은 것을 사줘야 할까? 아님 다른 걸 사줘야 할까?
(아내는 중고나라 폭풍 검색 중, 그런데 나는 새 것을 사주고 싶다.)
학용품이야 똑같이 사줘도 되겠지.
생각하다 보니 연필 하나하나에 이름표도 붙여야 한다.
맙소사.
일단 이 정도인 것 같다.
아휴~ 할게 많다.
입학 전까지만 하면 되니, 아직 이제 대략 100일 정도 남았나 보다.
삼 남매 모두 초등학생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입학 후 3월 한 달 무시무시한 가정통신문의 폭탄을 두 명 다 해야 된다는 것이 걱정되긴 한다.
하지만 쌍둥이라 서로에게 힘이 되고, 오빠만큼 예민하지 않으니, 학교생활 적응은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
혹시 학부모님 중에 제가 놓치고 있는 입학 전 준비할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