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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호 Aug 24. 2022

턱걸이 0개에서 70개까지.

턱걸이가 상체운동에 굉장히 좋은 맨몸운동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있다. 풀업과 푸쉬업은 상체운동의 대표운동인데 푸쉬업이 앞판을 만든다면 풀업은 뒷판 전체를 담당한다. 나는 풀업 1개를 처음 성공한 것이 27살때쯤이었다. 그 전까지는 아예 풀업 바 근처도 가지 않았고, 랫풀다운이나 케이블로우만 깔짝거렸다. 랫풀다운을 90키로까지도 어렵지 않게 했었는데,  당시에 몸무게가 65~70키로정도였음에도 풀업은 단 한개도 할 수 없었다. 아예 팔이 굽혀지지가 않았다. 1개도 못하는 사람들은 그 느낌이 뭔지 잘 알 것이다. 아예 꿈쩍을 안하는 그런 느낌. 1개라도 성공해보자는 생각이 커지면서 풀업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Workout Planner

일단 1개도 못하니까,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매달리기였다. 1분~1분30초까지 매달리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데드행(Dead Hang)' 이라고도 한다. 시도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 고통은 말로 이루 다 할 수가 없다. 팔이 끊어지고 근육이 찢어지는 느낌이랄까. 대강 하다가 포기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무조건 한계 그 이상으로 가려는 노력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런 고통이 뒤따르는 것이다. 지금도 매달리는 것에 대한 공포는 여전하다. 매달리기가 1분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광배를 쓰는 연습을 한다. 만약에 광배근 힘을 주는 느낌을 모른다면 케이블로우와 랫풀다운으로 등 상부와 하부를 타겟하면서 충분히 감을 익혀놔야한다. 안그러면 엉뚱한 팔이나 승모근에만 너무 집중적으로 힘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광배근에 대한 감이 생기면 그 때부터는 매달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등을 한번 접은 채로 버티는 것이다. 이걸 흔히 '숄더패킹(Shoulder Packing)' 혹은 '액티브 행잉(Active Hanging)' 이라고 한다. 견갑을 한번 접어주면 완전히 등에 집중적으로 자극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 상태로 버티는 것을 다시 1분씩 계속 반복한다. 마찬가지로 여기에 뒤따르는 고통은 정말 눈물이 핑돌 정도로 아프다. 그 아픔을 버텨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성장도 더 커진다. 


Dynapro


그리고나면 이제 풀업밴드를 사용해서 몸을 들어올리는 느낌을 간접체험한다. 풀업을 한번도 안해본 사람들은 정확히 자신의 맨몸을 당겨서 들어올리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모르기 때문에, 풀업밴드를 사용해서 연습하면 도움이 정말 많이 된다. 밴드는 다양한 강도로 밑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랫풀다운 하듯이 힘을 조절해가면서 연습하면 된다.


나는 이 연습을 약 한 달동안 계속 반복했다. 하루에 30~40분씩 했던 것 같다. 거의 하루도 안빼놓고 했었는데, 그렇게 한 달을 하니, 평생동안 한번도 못해본 턱걸이를 아무런 도움없이 1개 성공할 수 있었다. 풀업은 1개 성공하고 나면 근육이 그 힘을 기억하기 때문에, 갯수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실제로 나는 한 1년정도를 쉬는 기간이 있었는데도 다시 봉을 잡고 개수는 좀 줄어들었지만 다시 회복하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해서 지금은 하루에 40~50개에서 컨디션 좋으면 70개까지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운동을 하면서 느낀점은 자신의 한계점을 뚫으려고 할 때 뒤따르는 고통을 인내하는 능력과 성장은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비단 운동만이 아니라, 어떤 것이든 무언가를 배울 때 모르는 것을, 혹은 한계를 돌파하지 않으면 계속 제자리에 머무른다. 물론 스스로 어느정도 만족할만한 경지에 올라서고 나면 그 때부터는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지만, 그 전까지의 과정은 어떤 것이든 비슷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한계까지 밀어붙이고, 가장 힘든 상황에서 견뎌내는 것을 반복하다보면 분명 얻고자 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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