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생이 취업준비를 시작하면서 동생의 자기소개서를 봐줬었다. 나는 딱히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혼자 자소서를 쓰곤 했는데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요즘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 취업 관련 팁들이 많아 그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긴 했다. 그래도 주위 사람 도움 없이 내 이야기를 잘 포장하는 일은 너무 어려웠다.
어찌 되었건 많은 고민 끝에 내 자소서는 점점 안정화가 되어갔다. 그리고 이제 동생이 자소서를 쓸 차례가 되었다.
동생은 당연히 내게 어떻게 자소서를 쓰냐고 질문했다. 내가 동생이었어도 당연히 언니나 오빠한테 했을 질문이었다.
내가 아는 선에서 이것저것 알려주긴 했는데, 알려주면서 불안해졌다. 내가 했던 방식이 동생에게 괜찮지 않은 방법이면? 혹은 애초에 틀린 방법이면? 그래서 이 때문에 동생이 서류에서 떨어지면?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렇다고 ‘이 방법으로 네가 오히려 곤란해질 까봐 안 알려 줄 거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동생의 고민을 무시하는 매정한 언니가 되는 셈이니. 그리고 안 알려줬다가 혼자서 이상하게 할까 봐도 걱정된다. 여러모로 곤란하다.
이 경험에서 깨달은 첫째의 단점은, 정해진 길을 따라가기보다는 길을 직접 개척해야 할 때가 많다는 점이다. 처음 맞닥뜨리는 일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부모님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도 한계가 있다. 특히 취업 준비같이 현재 트렌드가 중요한 경우 더욱 그런 것 같다. 사실 이런 경험은 첫째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어쩌면 막내들도 이런 상황을 많이 겪을 수도 있다. 앞시대와 달라진 무언가를 가지고 도와줘야 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이 상황에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알려주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다. 마음을 다해 도와준 것만으로도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도움이 됐는지 안 됐는지도 중요하지만 이건 우리가 어떻게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 뿌듯해해야 다음번에도 잘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행동인데, 본인에게 불안감으로 돌아오면 슬프지 않을까? 이왕이면 그 과정이 보람 있었다고 세뇌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그러니까 결론은 이거다. 도움을 주는 입장은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받는 입장은 최선을 다해 고마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