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결국 해내면 됐지
예전회사에서 있던 일이다.
근무하던 중 회사에 전화 하나가 왔다.
하필 내 자리에 전화기가 놓여있던 터라 내가 받아야 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내가 전화 공포증이 있다는 사실.
요즘 젊은이들에게 흔하다는 그 전화 공포증! 게다가 난 극 소심한 INFP!
하지만 '전 전화 공포증이 있고 소심한 인프피이니 받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결국 손에 전화기를 들 수밖에 없었고
입사 한지 한 달된 삐약이라 당연히 어버버거렸다.
우여곡절 끝에 전화를 마치고 상사분께 보고 드리는데 기본적인 질문 몇 가지를 빼먹은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전화를 걸어 질문할 때까지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상대방이 귀찮아하면 어쩌지?
상사분이 날 한심하게 생각하진 않았을까?
아, 한 번에 잘했어야 하는데.
등등등...
하지만 연결된 전화 너머의 상대방은 친절했고, 재보고 드릴 때 상사분은 나를 혼내지 않았다.
걱정했던 일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자 그제야 안심이 들었고 전화 업무를 해봤다는 것 자체에 뿌듯해지기 시작했다.
오 생각보다 별 일 아니었구나!
별것도 아닌 일에 뿌듯해하는 모습도 웃기지만
뿌듯한 건 뿌듯한 거다.
p.s. 그래도 전화는 여전히 무섭다. 엉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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