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LG Science Park 내 LG 하우시스 건물에 위치한 외부인을 위한 화장실에 비치된 글
지난주우연히 지나가다가 들르게 된 마곡 LG Science Park 내 LG 하우시스건물에 위치한 외부인을 위한 화장실에 비치된 글을보고 짝꿍이 좋은 글감이라며 사진을 찍어 톡으로 보내왔다. 고마운 마음에 작가의 서랍에 저장해 두고 글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고민을 하였다.
마곡은 개발된 지 몇 년 안 되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신도시다. 논과 밭이었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큰 빌딩과 아파트가 즐비하고 특히 LG사옥이 많이 자리 잡고 있다. LG 사이언스, LG 아트홀을 비롯하여 LG의 여러 자회사 건물들이 있고 서울 식물원도 위치해 있다. 짝꿍 회사가 마곡에 있어서 지하철을 타러 가다가 들른 모양이다. 짝꿍은내가 글을 잘 쓰도록 글감도 물어다 주며 외조를 잘해주고 있어 늘 고맙다.
게시판 글을 보면 유키즈~에 나오셨다고 하는데 시청하지 못해서 네이버에박주영판사님을 검색해보니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부장판사라고 프로필에 나와 있었다.'법정의 얼굴들'과 '어떤 양형 이유' 두 권의 책도 집필하셨다. 글 쓰는 판사님이시다.굉장히 훌륭하신 판사님이라는 것을 기사를 보며 알았다.
유키즈~에 출연했을 때
'나를 가장 똑바로 서게 하는 것은?'
질문에 박주영 판사님은 '염치'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염치는 국어사전에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으로 염치가 없는 상태를 '몰염치', '파렴치'라고 한다.
게시판에 있는글을 옮겨보면
염치란 좋은 사회를 만드는 가장 작지만 기본적인 가치이다. 염치만 잘 지켜도 조금 더 정의롭고 선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우리 구성원들도 "내가 염치 있게 사느냐?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생각하느냐?"를 생각해보며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서로 배려한다면, 그것이 바로 정도를 걷기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요
너무 훌륭한 말씀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항상 염치를 지키며 살고 있는가?
나는 "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특별하게 폐 끼치며 산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폐를 안 끼친다고 말할 수는없기때문이다.하지만 염치를 지키려고 늘 노력하며 산다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가끔 신세 질 일이 있을 때 우리는
"염치없지만 오늘 신세 좀 지겠습니다."
라며 차를 함께 얻어타기도 하고 자리에 동참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요즘 TV 뉴스를 보다 보면 정치에 관심이 없는 나도 너무 화가 나서 채널을 돌리곤 한다. 이유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뿐만 아니라 배울만큼 배웠을 정치인들의 언어를 보면 정말 염치를 아는 사람들인가 묻고 싶다. 공직자는 공직자답게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정치가는 정치가답게 민생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방송을 보면 민생은 챙기지 않고 밥그릇 싸움만 하는 모습에 너무 화가 난다. 제발 염치 좀 지키며 살라고 말해 주고 싶다.
난 늘 긍정적이다. 짝꿍이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며 화를 낼 때도
"그렇게 하는 것은 그 사람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거예요."
라고 말하며 험담을 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이런 나를 짝꿍이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다고 욕심도 좀 가지라고 말할 정도인데 요즘은 가끔, 아니 자주 화가 난다.
이 사회가 특히 지도층에 계신 분들이 박주영 판사님이 말씀하시는 염치를 차리는 그런 사회가 되어 안전하고 신뢰가 넘쳐나서 법 없이도 사는 사람이 많아지길 꿈꾸어 본다. 물론 나부터, 우리 가족부터 먼저 염치를 잘 차리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음 세대 미래의 주인공들에게 기성세대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아름다운 사회를 물려주도록 노력하자고 외치고 싶다.
오늘
'나를 가장 똑바로 서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어떤 사람은 자존심, 정직 또는 성실함, 절약 등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나도 아직 생각해본 적 없지만 오늘 '나를 가장 똑바로 서게 하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하루가 될 것 같다. 물론 염치를 차리며 사는 것은 삶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 세 번째 가치도 생각해 보며 기본이 바로 서는 그런 삶을 살아보리라 다짐해본다.
오랜만에 도서관에 들러 박주영 판사님이 쓴 '법정의 얼굴들' 도서를 대출해서 읽어보며 판사님의 가치관에 대해 좀 더 깊이 느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