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진로 교육을 하러 이웃 초등학교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추석 전날에 짝꿍과 지도 검색을 하고 사전 답사를 하였다. 큰길로도 갈 수 있었지만 시간 단축을 위해 둥이와 갔던 근린공원 트랙을 지나 주차장으로 가니 초등학교가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봐도 꽤 잘 지은 초등학교 같았다. 짝꿍과 교문 앞까지 걸어가 보니 딱 15분 걸렸다. 9월 13일 화요일에도 아파트 단지 끝에 있는 숲 길을 지나고 근린공원 트랙을 돌아 걸어가려고 한다.
추석 연휴 동안 강의할 PPT를 수정하고 시연해 보기를 반복하였다. 교직에 있을 때도 학부모 강의와 학생 교육을 많이 하였기에 PPT를 만드는 것은 그런대로 할 줄 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기에 1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동영상 파일을 세 개 정도 삽입하였다. 제목도 호기심을 가지기에 충분한 것으로 정하려고 고심한 끝에 '내 꿈은 Dream일까요 Vision일까요'로 정해 보았다. 동영상 자료로만화 캐릭터가 등장하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영상과 박지성 영상(다음 수업에는 손흥민 영상을 찾아보려고 함), 그리고 '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을 삽입하였다. 대학원 때 논문으로 썼던 '다중지능'에 대해서도 조금 알아보고 다중지능 중 '자기 이해 지능'의 중요성을 말해 주려고 한다. 진로교육 학습지도 한 장 만들어 1차시는 강의를 하고 2차시는 실제 자기의 꿈을 그려보는 활동을 하려고 하는데 수업이 잘 되기를 바란다.
진로교육을 통해 막연한 꿈 Dream이 아닌 꿈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계획과 노력을 통해 Vision을이루기를 기대해보며 출발하였다. 교무실에서 교감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6학년 부장님 안내로 6학년 교실에 도착하니 26명의 눈이 나를 향한다.
꿈이 무엇인지 먼저 물어보았다. 유튜버, 선생님, 프로그래머, 요리사, 의사 등 다양한 꿈이 나왔지만 아직 꿈을 정하지 못했다는 학생들도 많았다.
두 시간 진로교육을 통해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며 강의를 시작하였다. 오랜만에 하는 수업이라 약간 긴장이 되었지만 반짝이는 눈을 보며 열정을 다해 수업을 진행했다.내가 꿈을 이룬 이야기도 해주고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도 중간중간에 이야기해주며 수업을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 수업 후에 진로 학습지를 완성하며 한 가지씩 하고 싶은 일(꿈)도 잘 완성하였다.
나는 진로교육을할 때마다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를 질문하며
잘하는 일을 하다가 좋아하는 일로 옮겨가면 삶이 노동에서 놀이가 된다 ㅡ법륜스님
법륜스님 말씀을 한번 더 강조하여 말해준다.
노동이 즐거운 지 놀이가 즐거운 지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다 안다. 한 번의 진로교육으로 꿈을 세우는 일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5, 6학년에서는 진로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로교육을 통해 앞으로의 진로를 조금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기회가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예중이나예고, 과고나 영재고, 체중, 체고 등 특목중고에 갈 학생들은 자기의 재능을 빨리 발견하여 돌아가지 말고 직진하는 게 시간을 버는 일이 될 거다.
내가 초4 때 선생님이 되고 싶은 꿈을 품고꿈을 이뤘듯 학생들도 잘하면서 좋아하는 일이 꿈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오랜만에 하는 수업을 통해 다시 교사로 태어난 기분이다. 오늘은 퇴직 후 의미 있는 하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