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시간 강사가 끝났다. 오늘 아침은 너무 여유롭다. 친정어머니를 주간보호센터에 보내드리고 잠시 인간 극장을 보았다. 미스트롯 출신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정미애 님 방송이었다. 아이가 네 명이었다. 아들 셋에 딸하나. 아침 시간이 정신없이 분주하다. 설암에 걸려서 혀를 1/3이나 잘라냈다고 한다. 그래도 너무 밝다. 많이 힘들었겠지만 모든 걸 이겨내고 평온한 표정이다. 오늘부터 5부작이라고 하니 이번 주는 인간극장을 놓치지 말고 챙겨 보려고 한다.
커피를 내렸다. 출근할 때는 믹스커피에 빵하나, 아니면 떡 하나를 급히 먹고 출근하는데 오늘은 내 세상이다. 커피머신은 벌써 10년을 넘게 쓴 구식 머신이지만 주말마다 짝꿍과 커피를 내려 토스트로 브런치를 먹는 귀한 기계다. 고장 나지 않는 한 20년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커피는 바로 갈아서 내려야 향도 더 좋겠지만 바쁘게 살다 보니 한 번에 갈아놓고 마신다. 똑똑 떨어지는 커피만큼 행복도 쌓인다.
설에 사다 놓은 가래떡을 꺼내서 전자레인지에 돌려 꿀에 찍어서 먹는다. 아침이니까 딸기도 씻어 함께 먹었다. 퇴직 여유를 제대로 누리는 오늘이다. 브런치에 답글을 달고 새로 올라온 구독자님 글을 읽으며 잠시 댓글도 달아본다. 2월 1일에 올릴 시도 찾아서 필사를 했다.
이제 글방으로 들어가 책상을 정리하고 컴퓨터를 켰다. 브런치를 열었다. 습관대로 인기글을 클릭한다. 어머! 내 글이 두 개나 올라있었다. 핸드폰에서 보이지 않는 기능이 컴퓨터에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달걀 장조림 글과 콩자반 글이다. 너무 반가웠다. 참, 콩자반이 떨어졌는데 오늘 콩자반이나 만들어 볼까 하고 얼른 주방으로 나갔다. 콩자반을 만들려면 오래 불려야 하기에 지금 서둘러야 한다.
저울이 싱크대 제일 위칸에 있어서 의자를 놓고 꺼냈다. 지난번에 200그램을 하였는데 얼마 안 되어 오늘은 두 배 400그램을 하려고 한다. 머그컵에 콩을 가득 담아 저울에 달아 보나 250그램 정도 되었다. 그래서 두 컵을 담았다. 다음부터는 저울을 꺼내지 않고 머그컵을 사용하면 될 것 같다. 콩을 문질러 깨끗하게 씻었다. 나중에 콩물을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 콩자반에도 넣어주고 남은 콩물은 밥 할 때 넣으니 밥이 정말 맛있었다. 이제 저녁 6시경에 콩자반을 만들면 된다. 콩은 두 배지만 양념은 1.5배 정도 하면 될 것 같다.
다시 글방으로 와서 앉았다. 라디오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유튜브에서 음악 FM을 찾아보았다. 예전에 즐겨 듣던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를 찾았다. 감미로운 클래식이 나온다. 마음이 차분해진다. 교보문고에 들어가서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던 글벗님 어머니께서 출판하셨다는 '꿈꾸는 피아노' 수필집을 주문하였다. 어떤 글이 담겨 있을까 많이 기다려진다.
요즘 핸드폰으로 글을 썼는데 자판을 두드리니 글이 저절로 써지는 것 같다. 오늘 올릴 글을 쓰고 책 편집에 집중하려고 한다. 편집은 거의 마친 상태이지만 글 하나하나를 다시 읽으며 수정하고 있다. 지난번 에세이집 서평을 써 드렸던 작가님께서 책 출간하면 추천사를 써주신다고 하셔서 메일로 편집 중인 글을 보내드렸다. 많이 바쁘실 텐데 흔쾌히 추천사를 작성해 주신다고 해서 정말 감사하다. 작은 아들도 편집을 봐준다고 했다. 목표는 2월 20일 정도에 출판사에 보내는 걸로 여유 있게 잡아 보았다. 기대 반 걱정 반이긴 하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려고 한다.
오후에는 한 달 연기시켰던 여성 헬스장에 오랜만에 나가 운동도 하려고 한다. 한 달 동안 별다른 운동을 안 해서 몸도 조금 굳은 느낌이다. 설에 떡국도 여러 번 먹고 손님들이 와서 과식을 하여 1Kg은 찐 것 같다. 1Kg이야 음식 조절하고 운동하면 금방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다. 짝꿍이 오랜만에 운동하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한다. 다칠 수 있다고 한다. 그냥 욕심부리지 말고 할 수 있을 만큼만 해야지 다짐해 본다.
아침에 커피를 내리며 여유 있어서 너무 좋았다. 1월도 이제 이틀밖에 안 남았지만 잘 보낸 것 같다. 이제 당분간은 오늘 같은 여유 있는 하루를 보낼 것 같다. 그냥 보내지 말고 조금은 계획을 세워 그래도 알차게 보내야겠다. 미뤄두었던 책도 읽고 글도 쓰며 여유를 즐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