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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May 19. 2023

또 찾았다! 네잎클로버


요즘 왼쪽 엄지손가락이 아파서 정형외과에 자주 간다. 약도 먹고 물리치료도 받아서 많이 좋아졌다. 지난번에 올린 '엄지손가락에 관절염이 왔다' 글에 답글을 써주신 고마운 분이 계시다. 브런치 글벗님도 아니신데 정말 도움이 되는 따뜻한 댓글을 써 주셨다. 사시는 도 일본이신 것 같은데 너무 감사했다. 다음 플랫폼 홈&쿠킹을 타고 들어오신 작가님이신 것 같다. 지금까지 조회수가 거의 4만에 가깝다. 읽어주신 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정말로 작가님 댓글)
thumb cmc관절염이네요. 엄지는 손의 기능에서 50% 역할을 합니다. 가장 중요하고 문제가 생기기 쉬운 부위입니다. 병뚜껑을 돌려 따거나 무거운 물체(2L 물통)를 들 때, 행주나 걸레를 짤 때 통증이 발생하고 따라서 상기 동작은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뚜껑 따개는 다이소가면 고무재질로 된 걸 팔고요, 무거운 거는 양 손바닥으로 드는 게 좋습니다. 서포터를 껴서 관절을 고정시키고 지지해 주면 급성염증은 다소 개선되기도 합니다. 모쪼록 치료 잘 받으시고요, 생활습관 교정도 꼭 병행하셨으면 합니다


댓글을 보고 물리치료도 중요하지만 생활 습관 교정이 중요한 것 같아서 왼쪽 엄지손가락을 임금님 모시듯 아끼고 있다. 핸드폰을 볼 때도 오른손으로 들고 보고 대부분의 일을 오른손으로 하고 있다. 지난 1주일 동안 설거지는 남편이 매일 해 주었다. 그래서 더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기분 나쁜 통증도 많이 사라졌고 옷 올릴 때도 통증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완전하게 나은 것이 아니라서 당분간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으려고 한다.


 https://brunch.co.kr/@ce3179a175d043c/372


어제는 날씨가 정말 더웠다. 완전한 여름이 온 것 같았다. 정형외과 가는 길에 작은 공원이 있다. 다양한 꽃을 심어 놓아서 정말 아름답다. 토끼풀도 군데군데 많아서 지날 때마다 늘 나를 유혹하였다. 어제는 물리치료 끝나고 수요 예배에 갈 예정이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치료받고 나와서 공원 벤치에 잠시 앉아 있었다. 왠지 바쁘게 살다가 오랜만에 자연을 벗하며 여유를 즐기는 것이라서 기분이 좋았다. 벤치 주변이 온통 토끼풀이었다.     



토끼풀을 보면 네잎클로버를 찾는 습관이 있다. 작년 6월에 서울 식물원에서 원예 치료 연수가 있어서 갔다가 오는 길에 토끼풀 무리를 발견하고 쪼그리고 앉아서 네잎클로버를 찾았다. 어! 하나를 찾았더니 옆에 네잎클로버, 다섯잎 클로버가 줄줄이 보였다. 꽤 여러 개를 찾아서 연수 책자에 끼워서 가지고 왔다. 다음 날 학교에서 네잎클로버를 코팅하여 책갈피를 만들어 성경책에도 끼우고 시집에도 끼우고 학교 보안관님께도 하나 드렸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우리 집에는 내가 찾은 네잎클로버로 책갈피를 만든 게 여러 개가 있다.  



벤치에 앉아서 토끼풀을 손으로 살짝살짝 들추며 네잎클로버를 찾는데 어! 네잎클로버 하나가 눈에 띄었다. 참 신기하였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벤치에 앉아서 찾아보았을 텐데 나에게 보인 건 행운이었다. 남편이 늘 이야기한다.

“당신은 네잎클로버를 잘 찾아.”

맞다. 나는 신기하게 네잎클로버를 잘 찾는다. 여행을 가도 함께 간 지인은 못 찾는데 나는 꼭 찾는다. 찾은 네잎클로버를 성경책에 끼우고 교회로 향했다. 왠지 커다란 행운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좋았다. 교회에서 남편에게 보여주었더니 빙그레 웃는다.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고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 평화, 약속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네잎클로버가 행운이라는 꽃말을 가지게 된 유래는

‘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신기해서 허리를 숙였는데 그때 총알이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목숨을 구했다.’고 한다. 네잎클로버 꽃말처럼 위기를 극복하고 새잎이 나게 된 자리가 행복이 행운이 되고, 그 행운이 희망이 되고, 그 희망이 기적이 되는 것 같다.   

  

수많은 행복 중에서 하나의 행운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생각하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네잎클로버를 찾으면 굉장한 행운 하나를 얻은 느낌이다. 기쁘다.     


행복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있지 않고 오직 지금 있다고 한다.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그게 행복이다. 오늘 풀밭에서 네잎클로버 하나를 찾았을 뿐인데 무척 행복하다. 책갈피에 끼워두고 볼 때마다 행복할 것 같다. 행운이 곧 행복이 아닌가 싶다.


 엄지손가락도 치료를 통해 쾌유되길 기대해본다. 네잎클로버가 행운을 가져다 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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