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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ul 10. 2023

여름엔 냉면보다 막국수지


요즘 남편이 요리에 관심이 많다. 주로 밀키트 요리이긴 하지만 제법 맛있다. 응용도 잘해서 만들어 내는 음식마다 칭찬받는다. 홈쇼핑을 보다가 맛있을 것 같은 제품이 나오면 나를 불러 주문해도 될지 물어본다. 냉동실에 부대찌개, 팔보채, 떡갈비, 새싹 냉면 등 홈쇼핑 제품이 가득하다. 참 닭 윙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요즘 대형 마트도 잘 가지 않는다.     


아들 며느리가 오면 맛있다며 두세 개씩 싸서 보낸다. 요리하다 보니 가스레인지가 더운지 언제부터인가 전기 레인지로 바꾸자고 노래를 부른다. 나는 물건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고장 날 때까지 쓰자 주의다. 못 들은 척 아직 새것이니 좀 더 쓰자고 했다. 레인지 바꾼 지 3년 정도 된 것 같다.   

  

이번 주에도 전기 레인지로 바꾸고 우리 집 가스레인지는 강릉에 가져가서 설치하자고 한다. 그 소리를 들으니 왠지 그러면 좋을 것 같았다. 남편이 머리를 잘 썼다. 강릉 집 레인지도 우리 집 주방 리모델링 하면서 바꿀 때 가져가서 설치했으니 연식이 좀 된 것 같다. 8월 초에 강릉에 갈 예정이라 그렇게 하려면 지금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가전제품은 주로 LG를 쓰기 때문에 LG 베스트샵에 갔다. 얼마 전에 이전한 베스트샵은 넓고 주차하기도 좋았다. 직원이 소개해 주는 제품으로 주문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비싸지만 가전제품은 구입하는 순간부터 구모델이 되기 때문에 늘 가장 좋은 것으로 구입한다. 물론 남편 카드로 샀다.     


벌써 2시다. 아침에 아이스라테와 남편이 만들어 준 토스트로 가볍게 먹어서 배가 좀 고팠다. 여름이라 메밀 막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여름엔 뭐니뭐니해도 막국수가 최고다. 가끔 밥맛 없을 때도 먹고 싶다. 오후 2시라서 손님이 없을 줄 알았는데 손님이 가득하다. 먹는 중에도 계속 들어왔다. 등산 다녀오신 분들이 계시고 우리처럼 볼일을 보고 조금 늦은 점심을 먹으려는 사람일 것 같다.     


우리 동네에 강릉 해변 메밀 막국수 집이 있다. 강릉이 붙어서 고향을 방문한 것처럼 갈 때마다 늘 정겹다. 고 정주영 회장님이 방문한 사진과 방문록 사인이 액자에 걸려있다. 고 정주영 회장님이 헬기를 타고 가서 먹을 만큼 좋아하셨다고 한다. 메뉴에 물 막국수와 비빔 막국수가 있다. 다른 메뉴도 있지만 우린 늘 비빔 막국수를 먹는다. 여럿이 갈 때는 가끔 메밀전이나 메밀 전병도 함께 먹기도 한다. 메밀전이 두 장 나오기 때문에 먹을 만하다.

    

오늘도 비빔 막국수를 먹는데 양이 많다. 곱빼기는 1,000원을 추가하면 된다고 한다. 곱빼기가 아니어도 워낙 양이 많아서 한 그릇 먹으면 배가 부르다. 비빔 막국수에 얼음 육수를 조금 넣어 비비면 정말 맛있다. 무김치와 열무김치를 얹어서 먹는다. 김치는 셀프바에서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다.     


7월 들어서면서 막국수가 먹고 싶었다. 갈 수도 있었지만, 주말에 행사가 있어서 가지 못했다. 봄을 탄다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여름을 탄다. 여름이 되면 밥맛이 없다. 더위를 많이 타는 것도 아닌데 밥맛이 없다. 요즘 학교급식도 맛이 없어서 아주 조금만 먹는다. 늘 여름이 되면 몸무게도 1~2킬로 정도 빠진다. 기운도 없다.

    

여름에는 냉면도 많이 먹고 메밀국수도 먹지만 메밀 막국수가 가장 맛있는 것 같다. 아마 올여름에도 가끔 갈 것 같다. 강릉에 가게 되면 강릉해변막국수도 찾아가 봐야겠다. 메밀 막국수 집이 가까운 곳에 있어서 참 좋다.     


오늘도 남편이 원하는 전기레인지를 사고 내가 먹고 싶은 막국수를 먹어서 행복한 하루가 되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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