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신분 차이가 나는 사랑 이야기
중드, 뭐 볼까? 네 번째 시간입니다. 첫 시간에는 소개, 두 번째 시간에는 ‘장군가적소낭자’라는 고장극을 세 번째 시간에는 ‘유리’라는 선협극을 소개해드렸죠? 이번에는 현대물을 소개해 드릴 차례네요.
2020년 후반기에 방영된 현대극 중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한 편을 들고 왔습니다. 제목은 ‘아, 희환니’(我, 喜欢你)입니다.
드라마 제목의 뜻은 중국어를 조금만 아셔도 누구나 맞출 수 있는, ‘나, 너 좋아해.’라는 뜻이죠. 로맨스 드라마들을 보시게 되면 ‘좋아한다, 사랑한다, 사귀자’이런 문장들을 제일 먼저 익히게 되실 거예요. 중국어 전공자가 아닌 제가 들어도 그냥 익혀지는 몇 가지 표현을 소개해드릴게요. 我喜欢你[xǐ‧huan], 我看上你[kàn//‧shàng], 我爱上你, 我爱你, 我在乎你[zài‧hū] 전부 나 너를 좋아해, 사랑해, 너를 마음에 두고 있어. 이런 뜻입니다.我们在一起吧[zàiyìqǐ], 我们交往吧[jiāowǎng] 이러면 사귀자는 뜻이구요.我们結婚吧[jié//hūn] 이건 결혼하자는 뜻이겠죠.
이 드라마는 진창 감독이 만들었고요, 총 24부작이고 2020년 9월 15일부터 10월 13일까지 방영 완료했습니다.
배우 소개할게요. 여주는 조로사, ‘고승남’이라는 이름으로 나오고 98년생입니다. 웬만한 중국 드라마 팬들은 이 여배우를 모르실 수가 없습니다. 요즘 주가가 가장 높은 배우 중 한 명이거든요.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했고, 한국에서도 방영 한 ‘전문중적진천천’의 주연 배우입니다. 귀엽고 깜찍하고 반면에 섹시한 이미지까지도 있어서 이 여배우가 출연하면 작품을 지배하죠.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합니다. 보면 행복해지는 느낌을 전달해 주는 배우인 것 같아요. 남자 배우는 임우신 ‘로진’ 역할을 맡았고요. 80년생입니다. 나이를 왜 얘기할 수밖에 없냐 하면, 남주와 여주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요. 물론 이 극 중에서도 나이 차이가 크다고 나오지만 원래 이러면 잘 안 어울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웬걸요, 임우신 배우는 기대도 안 했는데 너무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하고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전혀 딸리지 않습니다. 연기가 너무 멋져서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아요. 정말 섬세한 감정 연기부터 코믹스러운 연기까지 최고였어요. 이 드라마 때문에 임우신 배우가 등장한 다른 작품인 2019년 제작된 ‘의천도룡기’도 보게 되었답니다. 주인공도 아닌 ‘양소’로 등장하는데 정말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성우 없이 주연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했어요. 주연 배우 둘 다 목소리가 매력 있어서 정말 만족했습니다.
이 드라마도 원작 소설이 있어요. 남백색 작가의‘종우등도니 終于等到你 zhōngyú děngdàonǐ'입니다. ‘결국 당신을 기다려냈어요.’라는 의미죠. 이 소설은 금성무와 주동우가 희환니喜欢你라는 영화로도 찍었었다고 해요. 2017년 4월 개봉작입니다. 저는 못 봤는데 한번 찾아보려고 해요. 평가가 아주 좋은 영화더라고요.
드라마 내용 간단히 소개해드릴게요. 주인공인 고승남은 한 호텔의 요리 보조입니다. 이 여주는 식당을 하시는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서 중식, 서양식 못하는 게 없는 요리사예요. 하지만 뭐 현실은 주방 보조일 뿐이죠. 여주는 부모님 없이 자라났지만 동네 사람들이 다 함께 키웠다고 할 정도로 인맥이 넓고 밝고 구김살이 없습니다. 남주 로진은 사업가인 엄마가 시켜서 여주가 있는 호텔을 인수하기 위해 등장하게 됩니다. 소위 말하는 재벌이에요. 이혼하고 혼자서 자수성가하신 어머니에 의해 강하고 외롭게 길러진 로진은 미식가로 요리의 맛에 굉장히 집착하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한쪽은 요리를 잘하고 한쪽은 요리를 잘 먹으니 천생연분이죠? 물론 여느 드라마들이 다 그렇듯이 둘은 좋은 모습으로 만나지는 않아요. 싸우다 정드는 스토리이죠. 사귀기까지도 오래 걸려요. 게다가 일단 사귀고도 걸림돌이 많아요. 나이 차이도 크고 신분의 차이도 크고, 자라난 환경까지 비슷한 게 하나도 없는 두 사람. 최고의 걸림돌은 남주의 어머님이신데요. 결말은 얘기해 드리지 않겠어요.
내용은 참 평범하죠? 신분 차이와 걸림돌이 있는 사랑이야기. 그런데 이 평범해 보이는 드라마 내용을 너무 재미있게 구성해 놓으셨어요. 조연 배우들도 정말 매력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흠잡을 곳이 없네요. 기쁨, 슬픔, 유머가 다 잔잔하게 흐르고 있는 드라마예요. 한국에서도 저작권 잡힌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진짜 꼭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드라마 특이점들 얘기해 드릴게요. 우선 배고프실 때 보시면 안 되는 드라마입니다. 여주가 요리를 진짜 많이 하는데요, 감독님이 이전에 음식 드라마 찍으신 적이 있다고 하고, 제작진 역시 요리 소재로 단편 영화를 낸 적이 있다고 해요. 다큐멘터리 촬영 기법으로 찍었다고 하는데, 진짜 배고파집니다. 거기다가 배우들이 요리 설명을 어찌나 맛깔나게 하는지. 초콜릿 케이크 하나를 만들어서 보여주며 설명하는데도 정말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저 그날 초콜릿 케이크 먹었잖아요. 고승남 요리를 해서 보내면 로진이 고승남이 하고 싶은 말을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로 둘은 요리를 매개로 사랑에 빠집니다.
예쁜 장면들 많아요. 감독님이 무용 전공하시고 뮤지컬 쪽 활동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세련된 색채로 찍으셨고요. 두 배우가 벽에 페인트를 부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즐겁게 그림을 그리다가 결국은 서로의 옷과 얼굴에도 그리면서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있어요. 음악도 색체도 예술입니다. 물론 두 주인공의 눈빛도 예술이지만요. 저는 그 장면에서 그 벽이 있는 그 구간이 모두 남주의 땅이라는 얘기가 더 감동적이었지만요. 저는 세속의 때가 너무 많이 탔군요. 여러분은 그러지 마시고 예술을 느끼세요.
이 드라마에서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 대한 언급이 많은 편이라는 거예요. 여주가 한국인인 척하면서 한국어를 하고 남주가 한국어로 대답하는 어색한 장면도 나오고요, 남주가 한국 식당에 가기도 합니다.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을 많이 느낄 수 있어요.
OST 전반적으로 다 좋고요. 주제곡 조로사가 불렀어요. 너무 깜찍하고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이에요. 저는 드라마 시작 전에 이 음악부터 접했는데, 안 볼 수 없게 만들었던 게 바로 이 음악이었어요.
사실 저는 워낙 한국 드라마가 요즘 재미있는 내용과 뛰어난 구성으로 잘 나와서 중국 현대물은 잘 안 보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이 드라마는 그런 편견을 확 깨 주면서 특성도 정말 잘 살린, 그런 드라마였습니다.
오늘은 현대극 ‘워,시환니’ 소개해 드렸습니다. 큰 어려움 없이 보실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주인공들도 달달함을 선사해주고, 외우면 좋은 문장들도 많고요. 이 드라마 보시면서 힐링하는 시간 되세요. 그럼 다음 시간에 또 재미있는 작품 얘기로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