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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즈 Jul 25. 2023

엄마의 시간이 멈추던 날

파킨슨이란 몹쓸 병이 찾아왔습니다.


결혼준비가 한창이던 18년 전 어느 날 엄마를 모시고 동네 병원에 강검진을 받으러 갔다.

심전도 검사를 시작하려는데 손과 발을 사시나무 떨듯 떨고 계셔서 도저히 검진을 받을 수가 없었다.

"엄마, 제발 가만히 좀 있어봐 봐. 잠깐이면 되는데 좀 참아봐요!"

"가만히 있고 싶은데 안돼, 자꾸만 떨려"



결국 심전도 검사를 하지 못했다.

남편은 어머니가 이상하다며 큰 병원에 가보자고 했다.


근처 대학병원에 예약을 하고 남편과 함께 엄마를 모시고 날짜에 맞춰서 병원에 갔다.

몇 시간에 걸쳐 검사를 하고 드디어 결과를 듣는 시간 신경과 교수님께서는 결과지를 뚫어져라 보시더니

"저, 어머님이 파킨슨초기이십니다."

"네? 파킨슨이요? 저희 엄마가요?"

그때 알고 있던 파킨슨 병의 정보는 '몸이 굳어가는 병'이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엄청난 양의 약봉지를 받아 든 채 집에 돌아왔다.


발병 당시 엄마나이 63세, 지금의 최화정 언니와 같은 아주 젊디 젊은 나이셨다.

집에 오자마자 나와 남편은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파킨슨수명', '파킨슨초기증상', '파킨슨', '파킨슨진단 뭐부터 해야 하나', '파킨슨단계별 증상'등등..

파킨슨 관련 모든 검색어는 다 검색해 본 듯하다.


그 당시만 해도 파킨슨 관련 정보가 많이 않아서 다음 카페부터 가입을 했다.

그리고 사연을 올리고 거기에 올라온 도움이 될만한 자료들을 몽땅 찾아보았다.


검색을 하면 할수록 파킨슨이란 병이 서서히 몸을 잠식해 나가는 지독히도 무서운 병이어서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진단을 받던 그 날은 엄마의 시간이 멈춘 날이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야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엄마를 환자로 대하지 않는 것, 여느 때와 똑같이 엄마를 대하기로 했다.

무척이나 마음이 힘들었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려 애를 썼다.

슈퍼를 하셨던 엄마는 '군자마트'아줌마의 일상으로 나머지 가족들도  그냥 그렇게 조금씩 파킨슨이란 녀석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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