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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 Sep 05. 2024

어떤 고민

길 grigogl [사진툰캘리/도연]


코끝에 감기는 마른 향기들을 가르며

길을 나섭니다


걷는 길,

타들어 가는 여름을 지나던 벼들이

이제는 제법 볼품 있어 보입니다


걷는 길,

나무그늘 아래로 스치는 바람은

구태여 쉼을 줍니다


걷는 길 위로

내내

가을이 밟힙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바스락 거리며 다가오는 아름다운 계절을

어제도 오늘도

속절없이 밟고만 지나갑니다


안되겠습니다.

.

.

무해하고도 무례한 생각들과 당당히 이별 중입니다.


[그럭저럭 시 여덟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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