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아. 지금 사랑하고 있니? 엄마는 너희가 쉬운 연애 말고 진짜 사랑을 할 줄 아는 남자였음 한단다. 좋은 사람과 좋은 데도 가고, 좋은 것도 보고, 좋은 것도 먹고 말야. 너희가 너희의 모든 걸 함께 하고 싶은 어여쁜 여인과 함께 사랑하고 있기를 바라.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되게 어려운 질문인데,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되게 쉽단다. 끼리끼리라는 말 알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어울려 지낸다는 말인데, 이게 바로 정답이야. 좋은 사람 곁에는 늘 좋은 사람만 있기 마련이라는 말이지. 다시 말해서 너희가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뜻이야.
엄마는 지난 10년 동안 기자로 살면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한 명을 꼽으라면 배우 진구를 꼽겠어. 두어번 만났는데, 그때마다 인상이 좋았어. 꼭 수첩을 들고 다니더구나. 상대방의 말을 받아 적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었지. 자기가 해야 할 말 중에 빠뜨리는 게 없는지, 상대방의 질문을 까먹지는 않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받아 적는거야. 어찌 멋있어보이지 않을 수 있겠니.
진구는 그때 엄마에게 “지금의 이 인기가 언제 꺼질지 잘 알기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때부터 엄마의 좌우명이 “일희일비하지 말자”가 됐지. 한창 잘나가는 배우가 사소한 것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말하니 더 있어보이지 뭐야. 겉과 속이 꽉 찬 배우라는 게 느껴졌어.
그 후로도 진구는 작품을 고르지 않았어. 보통 배우들은 초대박 드라마에 출연한 다음엔 작품을 고르고 고르는데도 진구는 그렇지 않았지. 다시 말해 자기를 선택해준 모든 작품에 진심이었어. 배우가 작품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작품이 배우를 선택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배우였어. 참 괜찮은 배우지?
그래서 그런지 진구의 주위엔 항상 사람이 많았단다. 어디에서도 그를 욕하거나 뒷담화를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지. 엄마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를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던 거야. 늘상 수첩을 몸에 지니고 있던 그는 역시 좋은 사람이더구나. 이렇게 사람들은 좋은 사람을 한 눈에 알아본단다.
쌍둥아.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꼭 나쁜 의미로만 쓰이는 건 아니란다.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이럴 때도 우리는 유유상종이라고 표현하지. 생각해보면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만드는 걸지도 모르겠다. 너희의 곁에는 어떤 사람이 있니?